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10.10.
살아가는 나날은 늘 여행이다. 쉽게 말해 본다면 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가고 들어오는 나들이라고 할까.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간다고 하지만, 저곳에서 이곳으로 들어온다. 몸으로 밥이 들어오고, 이 밥은 똥오줌이 되어 바깥으로 나간다. 새로운 목숨을 받아들여서 기운을 내고, 기운을 내어 움직이고 나서 우리가 디딘 이 땅을 북돋울 새로운 것을 몸에서 내놓는다. 사진책 《어떤 여행》은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찬찬히 짚어 보는 이야기를 사진이라는 틀에 맞추어서 넌지시 보여준다. 작은 이웃 목숨한테서, 우리 밥이 되는 이웃 목숨한테서, 우리 둘레에 늘 있지만 오늘날 도시 터전에서는 좀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이웃 목숨한테서, 들고 나는 여행이라고 하는 숨결을 느낀다. 한글날까지 지나간 시월 십일. 하늘이 맑고 파랗다. 상큼하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