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10.8.


읍내에 모임이 있어서 나가기로 한다. 두 아이가 고뿔에 걸려 며칠 동안 골골대느라 이래저래 돌보며 기운을 쏟으니 나도 슬슬 고뿔을 옮는다. 그러나 볕이 좋고 아이들도 거의 나은 빛이 돌아 이불을 빨고 청소까지 실컷 한다. 이렇게 하고서 드러눕는다. 세 시 군내버스를 타러 나가기까지 누워서 쉰 뒤, 일거리를 챙긴다. 모임은 다섯 시이기에 세 시 버스를 타고 읍내 커피집에 가서 무릎셈틀로 일을 해 볼 생각이다. 버스를 타고 나가는 길에 《문화재는 왜 다른 나라에 갔을까》를 읽는다. 문화재하고 얽혀 이제 이만 한 어린이책이 나올 수 있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한국 문화재를 다루기 앞서 세계 여러 나라 문화재를 이야기한다. 그리스 문화재조차 영국 박물관에 있다는 대목, 그리스에서 일찌감치 문화재 되찾기에 힘을 쏟으면서 다른 나라에도 이 같은 일이 알려졌다는 대목을 읽어 본다. 다른 나라 문화재를 훔친 나라를 꼽자면 영국하고 프랑스하고 미국하고 일본을 몇 손가락으로 꼽을 만하겠지. 그 문화재를 빚은 나라가 그 문화재를 제대로 건사할 줄 모른다면서 빼앗았다고 할 텐데, 전쟁무기를 앞세워 이웃나라를 무너뜨리니 그 나라가 문화재를 건사할 힘이 있을까. 무엇보다 전쟁무기를 앞세워 훔쳐가는데 무어라 어떻게 따지겠는가. 어제를 이룬 바탕을 문화재에서 읽으면서 오늘을 새롭게 짓는 슬기를 아이들이 잘 배울 수 있기를 빈다. 그나저나 읍내 커피집에 앉아서 무릎셈틀로 일을 하는데 커피집 여러 손님이 신나게 수다꽃을 피우시기에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군청 옆에 있는 평상에 아무도 없네. 이곳에 앉아서 일을 마저 한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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