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정도의
정도의 차이가 있다 → 저마다 다르다 / 조금씩 다르다 / 어느 만큼 다르다
중학생이 풀 정도의 문제 → 중학생이 풀 만한 문제 / 중학생이 풀 수 있는 문제
목숨을 걸 정도의 깊은 사랑 → 목숨을 걸 만큼 깊은 사랑 / 목숨을 걸 만한 사랑
‘정도(程度)’는 “1. 사물의 성질이나 가치를 양부(良否), 우열 따위에서 본 분량이나 수준 2. 알맞은 한도 3. 그만큼가량의 분량”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이 한자말에 ‘-의’를 붙이는 말씨가 퍽 퍼집니다. “가 볼 정도의 장소”는 “가 볼 만한 곳”으로 손볼 수 있고, “주목할 정도의 성과”는 “눈여겨볼 만한 열매”로 손볼 수 있어요. ‘-만 하다’나 ‘만큼’으로 손볼 자리가 있고, ‘-쯤·즈음’으로 손볼 자리도 있습니다. 2017.10.4.물.ㅅㄴㄹ
그만 정도의 말도 못한다면 무엇을 민주주의의 나라라 하겠는가
→ 그만 한 말도 못한다면 무엇을 민주주의 나라라 하겠는가
→ 그런 말도 못한다면 무엇을 민주주의 나라라 하겠는가
→ 그 말도 못한다면 무엇을 민주주의 나라라 하겠는가
《씨알의 소리》 7호(1971.12.) 6쪽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 그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 우리는 조금씩 다르기는 할지언정 모두 이를 깨달았다
→ 우리는 조금씩 다를 수 있을지언정 모두 이를 느꼈다
→ 우리는 어느 만큼 다를 수 있을지언정 모두 이를 깨달았다
→ 우리는 크고작고 할 수 있을지언정 모두 이를 느꼈다
→ 우리는 크든 작든 모두 이를 깨달았다
→ 우리는 많든 적든 모두 이를 느꼈다
《어느 제국주의자의 눈물》(시마무라 자부로/이계추 옮김, 춘추원, 1992) 107쪽
담임선생님의 커피병에는 아직도 절반 정도의 김치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 담임선생님 커피병에는 아직도 절반쯤 되는 김치가 남았다
→ 담임선생님 커피병에는 아직도 절반쯤 김치가 남았다
→ 담임선생님 커피병에는 아직도 김치가 절반쯤 남았다
→ 담임선생님 커피병에는 아직도 절반 남짓 김치가 남았다
→ 담임선생님 커피병에는 아직도 절반이나 김치가 남았다
《풀종다리의 노래》(손석희, 역사비평사, 1993) 34쪽
바빠서 함께 식사할 정도의 여유가 없으며
→ 바빠서 함께 밥먹을 만한 틈이 없으며
→ 바빠서 함께 밥먹을 만큼도 짬이 없으며
→ 바빠서 함께 밥먹을 틈이 없으며
→ 바빠서 함께 밥먹을 수조차 없으며
《알고 계십니까 아이들의 식탁》(아다치 미유키/모수미 옮김, 교문사, 2000) 13쪽
네덜란드 호두나무 정도의 키에 단단하기도 비슷하다
→ 네덜란드 호무나무쯤 되는 키에 단단하기도 비슷하다
→ 네덜란드 호두나무 만한 키에 단단하기도 비슷하다
→ 네덜란드 호두나무만큼 되는 키에 단단하기도 비슷하다
→ 네덜란드 호두나무 비슷한 키에 단단하기도 비슷하다
《곤충·책》(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윤효진 옮김, 양문, 2004) 46쪽
자신들의 관심을 충족시킬 정도의 라틴어 실력을 갖추지 못했고
→ 저희 관심을 채울 만한 라틴말 솜씨를 갖추지 못했고
→ 저희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라틴말 솜씨를 갖추지 못했고
《우리말의 탄생》(최경봉, 책과함께, 2005) 26쪽
50평 정도의 규모의 주택이며
→ 50평쯤인 주택이며
→ 50평쯤 되는 집이며
→ 크기가 50평쯤인 집이며
→ 크기가 50평쯤 되는 집이며
《부엌의 문화사》(함한희, 살림, 2005) 26쪽
이런 자각의 눈으로 되돌아본 우리의 자화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치 어려서 일찍이 서양에 입양된 한국인의 모습과 비슷한 것이었다
→ 이렇게 스스로 깨닫는 눈으로 되돌아본 우리 모습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마치 어려서 서양에 입양된 한국사람 모습과 비슷했다
→ 이렇게 스스로 깨닫는 눈으로 되돌아본 우리 모습은 저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마치 어려서 서양에 입양된 한국사람 모습과 비슷했다
《사진으로부터의 자유》(육명심, 눈빛, 2005) 6쪽
5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 수 있었답니다
→ 5초쯤 걸리는 줄 알 수 있었답니다
→ 5초 남짓 걸리는 줄 알 수 있었답니다
→ 5초 안팎 걸리는 줄 알 수 있었답니다
《숲에서 크는 아이들》(이마이즈미 미네코·안네테 마이자/은미경 옮김, 파란자전거, 2007) 92쪽
워낙 작아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길이밖에 되지 않았다
→ 워낙 작아 손가락 한 마디 길이밖에 되지 않았다
→ 워낙 작아 손가락 한 마디만큼밖에 되지 않았다
→ 워낙 작아 손가락 한 마디만 한 길이밖에 되지 않았다
《거기, 내 마음의 산골마을》(박희병, 그물코, 2007) 14쪽
겨우 토끼 한 마리 지날 정도의 좁디좁은 벼랑길
→ 겨우 토끼 한 마리 지날 만한 좁디좁은 벼랑길
→ 겨우 토끼 한 마리 지날 만큼 좁디좁은 벼랑길
→ 겨우 토끼 한 마리 지날 수 있는 좁디좁은 벼랑길
《허공의 깊이》(한양명, 애지, 2012) 13쪽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 저마다 다를 수 있을지언정
→ 조금씩 다를 수 있을지언정
→ 여러모로 다를 수 있을지언정
→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지언정
《일인용 책》(신해욱, 봄날의책, 2015) 327쪽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구멍을 만들어요
→ 손가락 한 마디쯤으로 구멍을 파요
→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구멍을 내요
→ 손가락 한 마디만 한 구멍을 뚫어요
《해바라기》(아라이 마키/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5) 2쪽
10% 정도의 세대주 남성이 선출한 대의원
→ 10% 즈음 세대주 남성이 뽑은 대의원
→ 10%쯤 되는 세대주 사내가 뽑은 대의원
《10대와 통하는 선거로 읽는 한국 현대사》(이임하, 철수와영희, 2017) 24쪽
그런 정도의 일로 죽어야 하나
→ 그런 일로 죽어야 하나
→ 그러한 일로 죽어야 하나
→ 그만 한 일로 죽어야 하나
→ 그쯤 되는 일로 죽어야 하나
《한 줌의 모래》(이시카와 다쿠보쿠/엄인경 옮김, 필요한책, 2017) 3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