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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꿈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4
김성미 글.그림 / 북극곰 / 2017년 8월
평점 :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65
아이도 힘들지만 어머니도 힘들다
― 돼지꿈
김성미 글·그림
북극곰, 2017.8.28. 13000원
아이는 학교에 꼭 가야 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너무 쉽게 놓치는데, 이 대목을 아이하고 곰곰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하고,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분도 아이들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어른은 회사에 꼭 가야 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주 쉽게 잊는데, 회사에 꼭 가야 할 까닭이 없을 뿐 아니라, 반드시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벌어야 하지 않습니다. 돈은 일찍 벌 수 있고, 다달이 벌 수 있으며, 나중에 벌 수 있습니다. 언제 벌든 모두 같은 돈인 줄 알 수 있어야지 싶어요.
학교는 왜 가는 걸까? (1쪽)
졸업장을 따는 곳이 학교일 수 없습니다. 마을도 집도 모두 학교입니다. 도서관도 놀이터도 학교입니다. 바닷가도 골짜기도 학교예요. 이 대목을 우리 어른들이 헤아릴 수 있다면, 아이는 저를 둘러싼 어디나 학교인 줄 알 테니, “학교는 왜 갈까?” 하는 물음에 스스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학교가 끝나면 더 바빠진다. (5쪽)
그림책 《돼지꿈》을 보면 아이는 학교에, 아버지는 회사에 얽매이는데, 어머니는 집에 얽매여요. 아이랑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도 홀가분하고 싶습니다. 아이만 학교 짐에 억눌리지 않아요. 아버지만 회사 짐에 억눌리지 않지요. 어머니도 집에서 집안 짐에 억눌립니다. 이 대목을 함께 읽을 수 있다면, ‘돼지꿈’이란 우리 모두 삶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새롭게 배울 적에 비로소 즐겁게 열 수 있는 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림책 《돼지꿈》을 보면 아버지가 아이하고만 둘이 놀이공원에 가는데요, 집에 있는 어머니는 얼마나 고단한가를 놓친 모습입니다. 집에서 어머니가 얼마나 풀려나고 싶은가를 헤아려야지요.
아! 불쌍한 내 인생! (8쪽)
한가위에 우리 아버지들은 어떤 모습이 되려나요? 한가위에도 할머니 할아버지 눈치를 보면서 ‘가시내는 부엌일’에 얽매이도록 하려나요? 한가위를 맞이하여 이날부터 ‘부엌은 밥 먹는 모든 사람이 함께 일하고 함께 치우고 함께 쉬고 함께 노래하는 곳’으로 바꾸도록 소매를 걷어붙일 수 있을까요? 아이들도 늘 어른들이 차려 주는 밥만 먹는 하루를 끝내고, 작은 심부름을 거들고 밥상을 함께 차리면서 설거지를 비롯한 비질이나 행주질을 도맡아 하겠노라고 씩씩하게 나서면서 어머니도 돼지꿈을 꾸도록 어깨동무를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돼지꿈을 꿀 수 있기를, 이러면서 저마다 즐겁게 하루를 지을 수 있기를 빕니다. 휘영청 밝은 달님을 보면서 빕니다. 달님 곁에서 초롱초롱 빛나는 별님을 보면서 함께 빕니다. 2017.10.3.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