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밥하면서 읽는 책 2017.9.30.


세미콜론 출판사는 만화책이 너무 비싸다. 100쪽을 살짝 넘는 《백성귀족》조차 8000원이라는 값을 붙이는 무시무시한 출판사이다. 《트윈 스피카》는 13500원이다. 처음 나올 적에 값 때문에 아예 안 쳐다보았으나, 한 권 두 권 나오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는데, 어느 날 셋째 권부터 장만해서 읽어 보고는 나머지도 장만하자는 생각이 들면서도 선뜻 장만하지 못하다가, 둘째 권을 장만해서 읽었다. 《백성귀족》이 110쪽 즈음에 8000원이라 한다면, 380쪽 즈음에 13500원은 그리 안 비싼 값일 수 있을까? 그렇지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르슬란 전기》 같은 만화책은 190쪽 안팎에 5500원이니까. 세미콜론 출판사는 만화책을 고급스럽게 펴내고픈 뜻이 있구나 싶으나, 만화책으로 380쪽짜리를 ‘고급 종이’를 쓰면 어떻게 되는가 하고 헤아려 보고자 한다. 고급 종이 380쪽짜리 만화책은 들고서 읽기에 대단히 무거워 손목이 저리다. 만화책을 ‘만화 종이’에 찍는 까닭이 있기 마련이다. 값도 값이지만, 만화책을 볼 적에 종이를 넘기는 결이라든지, 들고 읽는 무게를 느끼는 손목, 그리고 햇빛이 환히 비추는 곳에서도 얼마든지 들고 다니면서 읽을 만한 가벼움이나 여러 가지를 헤아려 주면 좋겠다. 《트윈 스피카》 둘째 권에서는 주인공 가시내 마음속에 깃든 어릴 적 마음벗하고 얽힌 이야기가 애틋하게 흐른다. 별을 보는 마음, 별을 함께 보고 싶은 마음, 함께 본 별에 즐겁게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흐른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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