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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소년 14
시무라 타카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725
떠돌며 부딪히며 자라며
― 방랑 소년 14
시무라 타카코 글·그림/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7.8.25. 5000원
“방금 내 욕 했지?” “다양한 인간이 있다는 얘기였어. 즉, 그게 요시노의 성격이야.” “사오리는 단호해서 좋아. 좋고 싫은 게 분명한 거야.” (19쪽)
“내 말이 맞았구나 싶어서. 요시노는 점점 예뻐질 거야.” “또 그런 말을…….” “당당하게 굴면 더 멋있어.” (72쪽)
“예뻐지고 싶으면 화장하는 법을 배워.” “뭐?” “예쁜 애들도 은근히 노력하고 있어. 네 얼굴이 마음에 안 들면 성형이라도 해.” “그게 부모가 할 소리야?” “투덜대는 것보다 몇 배는 건전하잖아?” (140∼141쪽)
“저도 어차피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마음이 변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야.” (182쪽)
아이들이 이 길을 가고 싶으나 둘레에서는 모조리 막으려는 손짓이어서 헤맴니다. 아이들이 저 길을 걷고 싶으나 옆에서는 자꾸 손사래치는 몸짓이어서 쳇바퀴를 돕니다.
아이들은 그저 이 길을 가 보고 싶습니다. 이 길이 맞든 틀리든 스스로 가 보고 나서 몸으로 새롭게 겪어 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저 길을 걸어 보고 싶습니다. 힘들어도 좋고 안 힘들어도 좋습니다. 아직 느끼지 못한 즐거움하고 재미를 찾아서 온갖 길을 온마음으로 맞아들이고 싶습니다.
배우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하나하나 배워서 새롭게 짓고픈 아이들이에요. 나누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나 스스로 사랑하면서 이웃하고 동무를 함께 사랑하는 꿈을 키우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이리하여 이 아이들 이야기가 《방랑 소년》입니다. 부딪히면서 자랍니다. 넘어지면서 자랍니다. 해 보고 또 해 보고 다시 해 보면서 자랍니다. 아이들이 해 보고 싶은 일을 막을 까닭이 없습니다. 씨앗 한 톨을 심는 마음으로 씩씩하게 가지를 뻗을 수 있도록 아이들한테 자리를 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래야 하거나 저래야 하지 않아요. 사내니까 이래야 하지 않습니다. 가시내니까 저래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 나름대로 품은 즐거운 꿈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짚어 주는 어른이면 됩니다. 아이 스스로 바라는 기쁜 사랑을 마음으로 가꿀 수 있는 살림을 보여주면서 길벗으로 함께 걷는 어른이면 됩니다. 2017.9.2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