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9.15.


진주마실을 하며 장만한 《박남준 시선집》을 군내버스에서 읽는다. 《박남준 시선집》은 얇다. 아주 가볍게 시를 느껴 보도록, 더없이 단출하면서 홀가분하게 시를 맛볼 수 있도록 엮었구나 싶다. 이 작은 시집 한 권은 참으로 작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로 그리는 마음을, 서로 아끼는 마음을, 서로 노래하는 마음을 들려준다. 작은 시집 한 권으로도 마음을 넉넉히 다스리는 길을 찾아볼 수 있다면 삶도 살림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테지. 젊은 사내한테 총칼이 아닌 시집하고 호미를 쥐어 줄 수 있다면,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입시교육이 아닌 살림노래를 부르는 즐거운 이야기꽃을 가르칠 수 있다면, 나라는 저절로 아름답게 나아가리라. 구월이 깊으면서 군내버스에서 에어컨을 안 켜니 아주 좋다. 시집을 살며시 덮고 창바람을 쐬면서 두 눈을 감아 본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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