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9.12.


고흥에서 순천으로 바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단다. 오늘 처음으로 안다. 고흥에서 일곱 해 사는 동안 이런 시외버스는 참말 처음이다. 과역도 벌교도 안 거치고 곧장 순천 버스역에 닿는다. 다만 기차역까지는 안 간다. 그래서 순천 버스역에서 순천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기차역으로 간다. 도시락 삼을 먹을거리를 몇 가지 장만하고 순천 갈대술 한 병을 산다. 수원에 닿으면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마을책방에 가서 번개모임을 꾸릴 생각이다.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라는 책을 놓고서 ‘국어사전과 말과 삶과 넋과 살림과 마을이란?’ 하는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이 길을 가는 기찻간에서 무릎셈틀을 꺼낸다. 새마을호는 자리마다 돼지코가 있다. 무선인터넷이 된다. 새마을호는 탈 만하구나. 한참 글을 쓰고 나서 손이랑 머리를 쉬면서 그림책 《파란 분수》를 읽는다. 분수에서 고래를 만나고, 고래 곁에서 바다를 만나며, 바다에서 새로운 바람을 만난다는 아이가 살며시 웃음을 짓는 이야기가 흐른다. 이쁘다. 그림도 이야기도 빛깔도 다 이쁘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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