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자전거 타며 읽은 책 2017.9.8.


여러 손님을 맞이한다. 먼저 책으로 찾아온 손님이 있다. 1인출판을 하는 이웃님이 새로 낸 책을 보내 주셨다. 아, 고마워라. 그런데 소설이네! 나는 소설을 안 읽는데! 소설읽기에 부딪혀 보라는 뜻일 수 있다. 소설도 읽어 보라는 뜻이기도 할 테고. 다음 손님은 전화로 온다. 우리 책숲집을 살뜰히 아끼려는 마음을 전화 한 통으로 띄워 주신다. 그리고 셋째 손님은 자동차로 온다. 서울에서 통영과 순천을 거쳐 고흥으로 오셨다. 셋째 손님은 자동차로 오시기에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에 간다. 큰아이는 마루를 치우고 작은아이는 자전거에 함께 탄다. 먼길을 오신 손님이 이녁 집으로 돌아가신 뒤에 누리시기를 바라며 고흥 막걸리를 몇 병 장만한다. 해가 기울려고 하는 시골 들길을 달린다. 이 시골 들길에 새가 한 마리도 안 난다. 농약을 뿌리는 헬리콥터가 들판을 누비기 때문이다. 작은아이는 헬리콥터를 국경한다며 신난단다. 너는 그럴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자전거 발판을 구른다. 집으로 돌아와서 모깃불을 태울 즈음 셋째 손님이 대문을 똑똑 두들긴 뒤 들어오신다.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눈 뒤, 손님은 다시 자동차를 몰고 이녁 집으로 돌아가신다. 깊어 가는 밤에 가만히 생각에 잠기다가 살펴보니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책이 2017년 6월에 다시 나왔다고 한다. 꽤 오랫동안 판이 끊어졌는데, 마침 피우진 님이 보훈처장 자리에서 일하시고 난 뒤에 다시 나올 수 있었구나 싶다. 군대라는 곳, 군인이라는 사람, 여군이라는 자리, 나라를 헤아리는 넋, 그리고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을 잘 보여주는 책이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느낀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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