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창문바람
이제 시골버스도 에어컨을 끕니다. 때때로 에어컨을 다시 켜기도 하지만 웬만해서는 에어컨을 끈 채 달립니다. 아이들도 나도 홀가분하게 창문을 엽니다. 큰아이나 작은아이 모두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창문바람을 실컷 쐽니다. 창문을 타고서 구월로 접어든 새로운 바람이 스며듭니다. 집에서 늘 맞이하는 철바람을 군내버스에서도 다시금 누립니다. 구월에도 시월에도 십일월에도, 때로는 살짝 더울 수 있는 십이월이나 일월에도, 그리고 이듬해에 찾아올 삼월이나 사월이나 오월에도, 우리는 즐거이 창문바람을 누릴 수 있습니다. 창문을 열기에 우리를 둘러싼 바람이 철마다 어떠한가를 느낍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마주하기에 이 바람이 있어 늘 싱그러이 숨쉬고 기쁘게 목숨을 잇는 줄 똑똑히 깨닫습니다. 2017.9.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