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자전거 타며 읽은 책 2017.8.18.
하루 내내 기운이 빠졌다. 왜 빠졌을까. 나는 왜 스스로 기운을 북돋우지 않았을까. 해질 무렵 자전거를 달리며 시원한 저녁바람을 함께 쐰다. 자전거란 참 대단하지, 이 자전거란 참 고맙지 하고 생각하며 달린다. 면소재지를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새 주검을 본다. 틀림없이 농약바람에 휩쓸리며 죽은 참새로 보인다. 이러다가 자동차에도 한 번 밟혔구나 싶다. 아직 몸이 따뜻하다. 소리쟁이잎을 뜯어서 풀섶으로 옮겨 놓는다. 새로운 숨결로 다시 태어나렴. 집으로 돌아와서 무국을 끓인다. 뜨끈뜨끈한 무국이 맛나다. 숨을 돌리면서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일곱째 권하고 여덟째 권을 잇달아 읽는다. 드디어 후회망상 ‘아가씨’에 이어 후회망상 ‘풋사내’가 나타난다. 너도 나도 후회망상에 젖으며 살아온 이들이 속내를 드러내 놓고 만다. 아홉째 권에서 한껏 달라질까? 마구 널뛰는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길을 가려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기를 비는 마음이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