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8.17.


바람 부는 바닷가에 선다. 이웃님이 자동차로 태워 주었기에 퍽 수월하게 바다를 왔다. 아직 바닷가는 휴가철 모습이다. 그래도 휴가철 끝물이니 좀 조용하다. 얼른 휴가철이 끝나야 시골사람으로서 시골바다를 호젓하게 누릴 만하겠지. 아이들이 바닷물에 들어가고 모래밭에서 뒹구는 동안 기지개를 켜다가 함께 모래를 파다가 같이 바닷물에 몸을 적시다가 후박나무 그늘에 있는 걸상에 앉는다. 집으로 돌아갈 기운을 모은다. 아이들은 마음껏 놀되, 나는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주전부리를 먹이고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해야 한다. 이동안 만화책 《은빛 숟가락》 열둘째 권을 읽는다. 따사로운 마음으로 짓는 살림이 이웃을 얼마나 넉넉히 품을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따사로운 마음이란 없는 살림이 이웃을 얼마나 고단하게 하는가도 낱낱이 보여준다. 이러면서 마음에 담는 작은 씨앗 한 톨이 얼마나 놀라운가 하는 대목도 곰곰이 보여준다. 사랑이란 먼 데 있는가? 사랑이란 가까이 있는가?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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