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8.13.


광주를 거쳐서 담양으로 마실을 한다. 담양에는 ‘달빛무월마을’이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꽤 오랜 나날에 걸쳐서 마을사람들 손으로 한 땀씩 가꾸고 돌보면서 아름답고 살기 넉넉하도록 살려낸 마을이라고 한다. 집집마다 돌울타리를 새로 쌓았고, 마을길을 넓혀서 걷기뿐 아니라 농기계나 자동차가 오가기에 좋도록 했으며, 새로 짓는 집이나 고치는 집 모두 기와집으로 올리도록 했단다. 무엇보다도 집하고 집 사이에 나무가 조촐하니 자랄 뿐 아니라, 멧자락이 포근하게 감싸서 싱그럽다. 이 무월마을 한쪽에 책을 누리면서 쉴 수 있는 집이 한 곳 있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깃들면서 그림책 여러 권을 읽는다. 이 가운데 《엄마의 특별한 선물》하고 《트레버가 벽장을 치웠어요》를 찬찬히 되읽어 본다. 연극놀이에 사로잡힌 어머니들이 사랑스럽고, 벽장을 치우면서 집안을 온통 장난감투성이로 바꾸어 버린 트레버가 귀엽다. 빗소리하고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그림책을 넘기다가 조용히 자리에 누웠다.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