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8.9.


청정고흥연대를 이끄는 선생님 한 분하고 고흥만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고흥군에서는 고흥만에 비행시험장 사업을 끌어들이겠다고 밝혔다. 고흥만은 갯벌을 메운 곳이고, 이곳은 수많은 철새가 찾아드는 곳이기도 하다. 갯벌을 메우거나, 갯벌을 메운 땅에 수많은 시설을 끌어들이는 쪽이 돈이 될까? 찬찬히 살펴보고 앞날을 내다본다면, 갯벌을 그대로 둘 적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큰돈이 되는 줄 알 텐데. 갯벌에서 나오는 갯것이 엄청난 돈이 될 테고, 맑은 바다와 바람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값어치가 있으며, 아름다운 갯벌에 해마다 찾아드는 수많은 철새는 ‘새를 지켜보려는 사람들’ 발길을 끌어모으면서 저절로 끝없는 돈이 될 테고. 막개발과 삽질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건설업자하고 손을 맞잡는 돈벌이만 하겠다는 뜻이면서, 정작 마을사람 살림하고는 동떨어진 행정만 하겠다는 몸짓이라고 느낀다. 마실 한 바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사진책 《아바나 La Habana, Cuba》를 읽는다. 온누리 사람들이 쿠바로 몰려들도록 하는 밑힘이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쿠바로 찾아가서 사진을 찍거나 그냥 걷거나 한동안 조용히 머물려고 하는 까닭을 헤아려 본다. 쿠바에 대단한 ‘설비·투자’가 있기 때문일까? 쿠바에 엄청난 건물이나 시설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다. 쿠바에서 사람내음을 물씬 느끼면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길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테지.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