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61] 제살깎기

어쩐지 우리한테 못마땅하구나 싶은 사람이 있어서 괴롭힙니다. 우리를 둘러싼 다른 사람이 아무리 착하거나 참답거나 사랑스럽거나 곱게 살더라도 우리 눈에 못마땅하다면 그만 괴롭힙니다. 때로는 미워하거나 싫어합니다. 때로는 따돌리거나 들볶습니다. 우리 곁에 있던 아무개는 우리가 괴롭힐 적마다 괴롭지요. 그런데 왜 괴롭힘을 받는지 알 길이 없어요. 저를 괴롭히는 사람한테 나쁜 일을 한 적이 없어도 자꾸 괴롭히거든요. 어쩌면 누가 우리를 괴롭힌 일을 잊거나 털지 못한 채 그만 다른 사람을 괴롭힐는지 몰라요. 우리가 괴롭게 지내던 나날을 자꾸 마음에 담으면서 다른 사람을 괴롭힐 수 있을 테고요. 이러다가 우리 스스로 우리를 괴롭히는 일까지 하고 맙니다. ‘제살깎기’입니다. 장사를 하는데 제값을 받지 않고 이웃장사하고 다툼을 하듯이 값을 후려치는 일이 있는데, 이때에도 제살깎기예요. 서로 제값을 받으면서 즐겁게 장사를 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우리 손님을 이웃장사한테 안 빼앗기려고 하면서 그만 서로 괴롭습니다. 내가 나를 괴롭히기에 제살깎기예요. 어깨동무하는 마음을 잃기에, 스스로 사랑하려는 마음인 ‘제사랑’을 잊기에, 우리가 스스로 몸하고 마음에 생채기를 입힙니다. 2017.7.30.해.ㅅㄴㄹ


[제살깎기]

: 나를 스스로 괴롭히는 짓. 내가 나한테 도움이 안 되거나 나쁘게 되도록 하는 짓

 * 두 가게가 서로 제살깎기를 한다

 * 스스로 싫다면서 자꾸 제살깎기를 하네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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