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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5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708
서로 도우며 걷는 길
― 이누야샤 5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2.4.25. 4500원
“도망, 가.” “싫어!” “바보. 말 들어.” “그래, 바보다! 혼자 도망가는 건, 죽어도 못해!” (59쪽)
“미안. 나 때문에 깼어?” “아니. 생각하고 있었어. 왜, 나 때문에 울었어?” “그러니까, 네가 죽어 버리나 해서.” “…….” “무릎, 무릎 빌려줄래?”
(71쪽)
“어때? 좀 편해졌어?” “응. 너, 좋은 냄새가 나.” “뭐? 뭐, 뭐야? 내, 냄새가 마음에 안 드느니 할 땐 언제고?” “그거, 거짓말이야.” (72쪽)
혼자서 길을 갈 수 있어요. 혼자서 씩씩하게 나아갈 수 있어요. 씩씩하게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외롭다고 느낄 겨를이 없겠지요. 혼자 모든 일을 짊어지느라 바쁘니 외롭다느니 쓸쓸하다느니 생각하지 않아요. 언제나 홀가분하게 생각을 짓고, 길을 닦아요.
혼자서 길을 간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어요. 그렇다고 둘레에서 딱히 돕거나 이끌지는 않아요. 그동안 여러 사람들 품에 고이 묻혀서 지냈을 뿐이에요. 따로 꿈을 짓거나 세워 보지 않았을 뿐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스스로 걸어갈 만한가 하는 대목도 그다지 헤아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 길을 어떻게 걸어갈 적에 즐거울까요? 우리는 우리 길을 누구하고 걸어갈 적에 기쁠까요?
《이누야샤》 다섯째 권에서는 어느 길을 함께 걷는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넌지시 짚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냥 이 길을 함께 걷는 사이가 아닌 줄 이야기합니다. 오랜 마음이 비로소 만나면서 새롭게 길을 찾아서 걷는 사이인 줄 이야기해요.
옆에 있기에 도울 수 있어요. 마음으로 아끼기에 먼발치에서 도울 수 있어요. 옆에 있지만 안 도울 수 있어요. 마음으로 안 아끼니 어디에 있든 도울 뜻이 없어요.
삶은 사랑으로 피어나고, 하루는 꿈으로 자라납니다. 서로 아낄 줄 아는 마음이 모여 어깨동무를 하고, 이 길을 걷는 곁님이 문득 마음벗인 줄 깨닫고는 빙그레 웃음을 짓습니다. 2017.7.26.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