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별빛을 줍다



  두 아이를 재우는 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 하루 무엇을 먹었고, 무엇이 즐거웁거나 좋았으며, 이 즐거웁거나 좋았던 기운을 어떻게 몸이랑 마음에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꿈을 꾸는 잠자리인가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밤에 잠이 들면서 몸에 기운이 새로 차오르도록 할 뿐 아니라, 아침을 맞이할 적에 우리가 하루 동안 새삼스레 배우면서 즐거이 지을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하고 나서 나도 잠자리에 누우려다가 물 한 모금 마시려고 부엌으로 가는데 부엌 바닥에 뭔가 하얗게 있는 듯해요. 허리를 숙여서 부엌 바닥을 짚는데 어라 아무것도 안 집힙니다. 아니, 별빛이 집히네요. 달빛하고. 2017.7.2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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