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유연 柔軟
유연한 자세 → 부드러운 몸짓
유연한 새싹 → 부드러운 새싹
새가 나뭇가지에 유연하게 내려앉았다 → 새가 나뭇가지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젖줄 같은 강물이 유연한 가락처럼 → 젖줄 같은 냇물이 부드러운 가락처럼
몸을 유연히 비틀면서 → 몸을 부드러이 비틀면서
‘유연하다(柔軟-)’는 “부드럽고 연하다”를 뜻한다 하고, ‘연하다(軟-)’는 “1. 재질이 무르고 부드럽다 2. 빛깔이 옅고 산뜻하다 3. 액체의 농도가 흐리다”를 뜻한다 해요. ‘유연하다’는 겹말풀이입니다. 부드러울 적에는 ‘부드럽다’라 하면 되고, 무를 적에는 ‘무르다’라 하면 돼요. 부드럽고 무르면 “부드럽고 무르다”라 하면 되지요. 한국말사전에는 한자말 ‘유연’이 일곱 가지 더 나옵니다. 이 가운데 사람들이 널리 쓸 만한 낱말은 하나도 없지 싶어요. 불교에서는 한국말로 쉽게 풀어내도록 마음을 기울여야겠어요. 구름이 피어나든, 깊고 조용하든, 침을 부러워 침을 흘리든, 한국말로 수수하게 나타내면 됩니다. 2017.7.19.물.ㅅㄴㄹ
유연(由延) : [불교] = 유순(由旬)
유연(由緣) : [불교] = 인연(因緣)
유연(有緣) : 1. 인연이 있음 2. [불교] 불법과 인연이 있음
유연(油然) : 1.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있음 2. 생각 따위가 저절로 일어나는 형세가 왕성함
유연(幽然) : 속이 깊고 조용함
유연(柔然) : [역사] 몽골 지방에 자리 잡고 살던 고대의 유목 민족
유연(流涎) : 부러워서 침을 흘림
큰길을 가득 메운 자전거의 흐름이 말할 수 없이 유연했다
→ 큰길을 가득 메운 자전거 흐름이 말할 수 없이 부드러웠다
→ 큰길을 가득 메운 자전거 흐름이 말할 수 없이 매끄러웠다
《박완서-잃어버린 여행가방》(실천문학사,2005) 75쪽
우리는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을까
→ 우리는 얼마나 부드러워질 수 있을까
→ 우리는 얼마나 보들보들할 수 있을까
《하워드 가드너/류숙희 옮김-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사회평론,2015) 353쪽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영리하다. 그리고 유연한 사고를 지니고 있다
→ 아이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다. 그리고 생각도 부드럽다
→ 아이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슬기롭다. 그리고 생각도 보드랍다
《유복렬-외교관 엄마의 떠돌이 육아》(눌와,2015) 155쪽
놀랄 만한 유연함으로 머리를 굽혀
→ 놀랄 만큼 부드럽게 허리를 굽혀
→ 놀랄 만큼 보드랍게 허리를 굽혀
《디에고 아르볼레다/김정하 옮김-책 읽기 금지》(분홍고래,2016) 186쪽
어떤 바람에는 맞서며 유연하게,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어떤 바람에는 맞서며 부드럽게, 즐겁게,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어떤 바람에는 맞서며 보드랍게, 기쁘게,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페리테일-잘한 것도 없는데 또, 봄을 받았다》(예담,2017)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