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사다



  어제 새벽 6시에 철수와영희 출판사 대표님이 쪽글을 보내 주신다. 새벽에 무슨 일이 있어서 쪽글을 보내셨나 했더니, 새로 나온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한겨레〉에서 잘 다루어 주었다고 하신다. 신문도 방송도 안 보는 터라 나로서는 신문에 책소개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모른다. 더구나 고흥에서는 신문을 살 수 있는 곳이 없다. 마침 광주로 바깥일을 보러 나온 터라 광주버스역으로 가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길에 한 부 장만해 보기로 한다. 광주버스역에서 이리저리 헤맨 끝에 신문 파는 곳을 찾아낸다. 신문 한 부를 집고서 “한 부에 얼마예요?” 하고 묻는다. 신문집 아저씨는 손전화 기계만 만지작거리면서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얼마라고 하는데 안 들린다. 두 번쯤 개미만 한 목소리로 한 말이 들려서 800원을 꺼낸다. 그런데 이 신문집 사람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콕콕 찍듯이 가리킨다. 뭔 손가락짓인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이내 그 손가락짓이 어디에 돈을 올려놓고 가라는 뜻이라고 알아챈다. 신문을 안 사고 갈까 하다가 돈을 내려놓고 뒤돌아선다. 2018.7.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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