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에 Historie 10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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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06



싸움님 이야기와 울타리 자유 이야기

― 히스토리에 10

 이와아키 히토시 글·그림

 오경화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2017.5.30. 5000원



  하느님은 어디에 있을까요? 하느님은 우리 마음속에 있을까요? 임금님 마음속뿐 아니라 시골지기 마음속에도 하느님은 있을까요? 갓 낳은 아기를 따스히 보듬는 어머니 품에서뿐 아니라, 총칼이 춤추는 싸움터에도 하느님이 있을까요?



‘예전부터 아바마마는 곧잘 ‘신들이 없는 전쟁터에서’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난 그리 생각지 않아. 이곳에도 필시 신들은 계셔!’ (52쪽)


“즉, 병사 하나하나의 개성을 묵살하고, 통일 규격에 육체를 맞추는 훈련을 하는 거잖습니까? 그것도 나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그와 반대로 육체의 특성에 맞춘 부대 편제를 고려해 보는 건 어떨까 해서요. 즉, 오른손잡이 부대 아홉에 왼손잡이 부대 하나!” (148∼149쪽)



  《히스토리에》(서울문화사,2017) 열째 권에서는 드디어 알렉산드로스 왕자가 싸움터에 나가서 처음으로 적군을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알렉산드로스 왕자는 겉보기로는 차분하고 조용하거나 얌전하거나 여린 듯 여길 수 있으나, 막상 싸움터에서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해요. 아무런 두려움도 무서움도 없이 칼을 휘두르면서 싸움님(전쟁신)이 된다고 할까요.



당시 알렉산드로서의 ‘무차별 참격 질주’는 어디까지나 적의 대열을 어지럽히기 위한 것일 뿐, 살육이 목적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아테네 병사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기 때문인지 혹은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겁을 먹은 것인지, 누구 한 사람 덤벼들거나 칼을 휘두르는 이가 없었다.’ (102쪽)



  싸움터에 있기에 싸움님을 부릅니다. 평화로운 보금자리에 있다면 따스하고 아늑한 사랑님을 부르겠지요. 숲에 깃들면 숲님을 부를 테고, 밥상맡에서는 밥님을 부를 테고요.


  마음속에서 고이 잠자던 숨은 님을 우리 스스로 깨웁니다. 마음속에서 조용히 기다리던 숨은 님을 우리 스스로 일으켜세워요. 마음속에 있던 님을 깨운 사람은 다른 어느 누구보다 대단한 힘을 끌어내요. 이 대단한 힘은 아주 가볍게 둘레를 잠재우지요.


  고작 한 사람이 말을 타고 달릴 뿐이지만 아무도 창을 휘두르지 못해요. 기껏 한 사람이 걸어다닐 뿐이지만 여럿이 이 한 사람을 둘러싸며 칼을 찌르지 못해요.



“누구나 다 동경하는 ‘자유’란 결국 울타리에 둘러싸인 ‘정원’이 아닐까? 넓고 좁다는 차이는 있더라도 지평선까지 쭉 이어지는 ‘자유’ 따윈 있을 수 없어.” “울타리라 다음번에 좀 먼 곳으로 여행 가지 않을래요? 정말로 울타리가 있는지 한번 보러 가 보죠. 어쩌면 지평선 저 너머까지 울타리 따윈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170∼171쪽)



  《히스토리에》 열째 권은 앞쪽에서 왕자 이야기를 다룬다면 뒤쪽에서 서기관 이야기를 다룹니다. 서기관은 자유를 찾아 이제껏 그 숱한 싸움과 죽음을 가로지르며 살아왔는데, 새삼스레 새로운 울타리를 맞닥뜨려요. 울타리에 갇힌 꽃밭 같은 자유를 맞닥뜨리고, 이 갇힌 자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놓아요.


  서기관은 다시 울타리 자유를 내려놓고서 먼 여행길을 나설 수 있을까요. 울타리 자유가 아닌 들판 자유를 품을 수 있을까요. 서기관을 따라서 울타리 자유를 함께 벗어나서 들판 자유로 나아갈 벗님은 나타날 수 있을까요. 2017.7.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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