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을 쓴다
장난감을 만지든 나무를 타든 똑같이 손발을 써요. 장난감을 만지면 장난감 기운이 몸에 서릴 테고, 나무를 타면 나무 기운이 몸에 서릴 테지요. 아이들하고 살아가면서 더 좋거나 더 나쁘다고 할 것은 따로 없는 줄 늘 깨닫고 배워요. 어떤 마음으로 마주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어떤 눈길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바뀌고요. 어버이 스스로 곱게 마음을 쓸 수 있으면 아이들은 고운 마음을 지켜보면서 배우더군요. 어버이 스스로 착하게 바라볼 줄 알면 아이들은 착하게 바라보는 눈길을 익히고요. 두 아이가 퍽 어릴 적에 나무타기를 한 번 보여주었더니, 아이들이 자라고 자라는 동안 스스로 나무타기를 해 보려고 용을 썼고, 이제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스스럼없이 나무타기를 즐기는 손발로 거듭납니다. 고작 한 번 보여주었다고 따라한다기보다,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몸짓을 한 번 잘 보여준 셈이리라 느껴요. 손발을 쓰는 길이란, 손발로 살림을 사랑하는 길이지 싶습니다. 2017.6.3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