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하니 - 전4권 - 바다어린이만화
이진주 글 그림 / 바다출판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바람처럼 달리는 아이

[내 사랑 1000권] 11. 이진주 《달려라 하니》



  아이들은 달리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저도 어린이라는 나이를 살아가는 동안 달리기를 대단히 좋아했어요. 마을에서 으레 달리면서 살았어요. 심부름을 할 적마다 4층부터 1층까지 펄쩍펄쩍 뛰어내리고는, 가게까지 냅다 달음질을 했어요. 집하고 학교 사이를 오갈 적에 한 번도 안 쉬고 달려 보기도 했고요.


  달리기는 어른이라는 몸을 입은 뒤에도 좋아합니다. 요즈음은 짐을 잔뜩 짊어지고 다니느라 좀처럼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온갖 짐을 짊어지고 아이를 한 팔로 안은 채 달리기도 해요. 재미있거든요.

  달릴 적에는 바람을 가릅니다. 매우 빨리 달려야만 바람을 가르지 않기에, 가볍게 달려도 바람을 가를 수 있어요. 이리 달리고 저리 달릴 적에는 몸을 이리저리 옮기며 달리는 맛이 새롭습니다. 한참 달리며 땀이 방울져서 톡톡 떨어질 적에는 땀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이 새삼스러워요.


  달리기를 하면서 문득 생각해 보는데, 어쩌면 사람은 걷는 재미와 달리는 재미가 있어서 날지는 않을 수 있겠다 싶어요. 걷거나 달리는 재미를 넘어서 새로운 재미를 찾으려 한다면 어쩌면 사람도 새처럼 하늘을 날며 바람뿐 아니라 구름을 가를 수 있을는지 몰라요.


  이진주 님이 빚은 만화책 가운데 《달려라 하니》는 한국에서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1986년과 1988년에 치른 커다란 운동경기 때문에 어린이 만화에서도 운동경기를 자주 많이 다루기도 했습니다만, 《달려라 하니》는 예나 이제나 한국에서 인기가 없다는 달리기에 눈길을 두면서 이야기를 풀어내요. 작은 아이 마음속에 불꽃처럼 타오르는 꿈을 달리기로 풀어내고, 작은 아이 가슴속에 불꽃처럼 피어나고 싶은 사랑을 달리기로 담아내지요.


  첫째가 되려는 달리기가 아니라 바람처럼 달리며 눈물을 바람에 실어 날려 보내는 달리기를 보여주는 《달려라 하니》입니다. 으뜸이 되려는 달리기가 아니라 바람처럼 달리는 동안 웃음을 바람에 얹어 훨훨 날려 보내는 달리기를 보여주는 《달려라 하니》예요. 2017.6.2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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