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70. 마루책



  마루가 길어, 길게 펼치는 책을 펼칩니다. 책이 길어, 마루는 책을 길게 펼치는 자리가 됩니다. 아이는 길게 책을 누리고 싶어 마루를 널찍이 씁니다. 책은 아이 손길을 타면서 길고 길게 펼쳐지며 제 온 모습을 드러내고 싶습니다. 책은 아이를 만나고, 아이는 책을 만납니다. 책은 마루를 만나고, 마루는 책을 만납니다. 책이랑 마루는 아이를 만나서 서로 새삼스레 마주합니다. 더운 볕은 처마 밑을 지나면서 스러집니다. 싱그러운 바람은 마당에서 나무를 스치며 마루로 들어옵니다. 길게 펼치는 책에 깃든 앙증맞은 이야기가 번집니다. 2017.6.2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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