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책잔치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6.18.)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2017년 서울책잔치는 싹 바뀐 책잔치라고 한다지요. 한자말로 ‘변신’을 쓰던데, 한국말로는 ‘탈바꿈’이나 ‘거듭남’이에요. 또는 ‘날개돋이’랍니다. 작은아이하고 일요일 아침에 서울마실 가자고 마음을 굳히고 길을 나섰기에, 따로 누구하고 서울도서전에서 만나자고 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이 자리에서 여러 이웃님을 뜻밖에 만났어요. 이웃님한테서 재미난 이야기도 들었고요. “정숙 씨가 온 뒤로 사람들이 부쩍 늘고 언론에서도 더 취재를 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숙 씨’가 누구길래 그렇게 잔치판을 더 신명나게 바꾸었나 하고 한참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이웃님 이야기를 더 듣고 보니 ‘정숙 씨’란 ‘대통령 곁님’을 가리키는 이름이었어요. 한동안 대통령 곁님을 두고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맞느냐 하는 말다툼이 있었습니다만, 정숙 씨라고 부르는 이름이 꽤 수더분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통령 곁님인 그분은 2012년에 《정숙 씨, 세상과 바람나다》라는 책을 낸 적이 있어요. 그분 스스로 ‘정숙 씨’라는 부름말을 썼어요. 대통령이나 대통령 곁님이 책잔치마당에 와야 꼭 사람들이 더 북적거리지 않을 테지만, 삶을 가꾸는 책을 북돋우려는 뜻을 살그마니 눈높이를 맞추어서 어우러지려는 몸짓을 보여준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2017년 서울책잔치에서는 일산 마을책방 〈미스터 버티고〉에서 생맥주 기계를 한쪽에 놓아서 무척 돋보였어요. 적잖은 분들이 생맥주 한 잔을 받고서 천천히 거닐며 책잔치를 살펴볼 만큼 느긋한 자리가 되는구나 싶기도 해요. 〈숲속작은책방〉이 있는 자리에 갔더니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이 딱 두 권 남았습니다. 자칫 책이 다 팔리고 말아, 이 자리에 제 책이 이쁘게 놓인 자국을 사진으로 못 찍을 뻔했어요. 더욱이 마지막 두 권조차 제가 사진을 제대로 찍기 앞서 그만 다 팔렸습니다. 아이고. 사진을 찍으려고 그 먼길을 달려왔는데. 마감을 하고 자리를 모두 치울 무렵까지 사람들이 매우 북적거렸어요. 바삐 부산스레 움직이느라 서울책잔치 자리에서 책은 한 권도 못 사고, 구경도 못 했어요. 다음에는 초청작가가 되어 느긋하게 찾아오자고 생각하면서 남부버스역으로 전철을 타고 갑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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