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럼피우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0
바버러 쿠니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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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태어나서 살아가는 뜻

[내 사랑 1000권] 바바라 쿠니 《미스 럼피우스》



  어린이 럼피우스는 아가씨 럼피우스로 자랍니다. 아가씨 럼피우스는 어느덧 할머니 럼피우스가 되어 바닷가 한갓진 곳에 마지막 보금자리를 꾸밉니다. 어린이에서 아가씨로 자라는 동안 그림을 즐거이 그리던 럼피우스는 두 다리에 힘이 빠질 때까지 온누리를 골골샅샅 돌아다녔어요. 이제 할머니가 되고 나서는 조용한 마을 조용한 집에서 어릴 적에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말을 곱씹습니다. 할아버지가 럼피우스한테 남긴 씨앗이 무엇인가 하고 되새겨요.


  럼피우스는 열 살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 쉰 살 예순 살 즈음까지 깨닫지 못한 대목을 퍽 늘그막에 비로소 깨달았다고 해요. 화가도 여행자도 아닌 할머니인 럼피우스는 조용한 마을에 꽃씨를 심는 길을 걸었다지요.


  그림책 《미스 럼피우스》(시공주니어 펴냄)는 아주 잔잔합니다. 고빗사위 같은 줄거리가 없습니다. 할머니 럼피우스는 그리 대단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너른 바다처럼 잔잔하기에 너른 바다처럼 따스한 기운이 흐릅니다. 대단한 일을 하지 않은 할머니 럼피우스인 터라, 우리 누구나 따스한 사랑을 심을 수 있다는 대목을 건드립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 적에 보람이 있을까요? 즐겁게 보금자리를 가꿀 적에 보람이 있어요. 우리는 무엇을 하려고 이 땅에 태어났을까요? 곱게 사랑을 지으려고 이 땅에 태어났어요. 우리는 무엇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만할까요? 스스로 웃음을 자아낼 적에 이야기꽃을 피울 만해요.


  길은 먼 곳에 있지 않아요. 모든 길은 우리 코앞에 있어요. 삶은 드높은 이름이나 돈이나 힘에 있지 않아요. 삶은 스스로 짓는 살림살이에서 가만히 피어나요.


  아이들 눈망울을 들여다보면서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언제 기뻐하는가를 가만히 살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언제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조잘거리고 뛰고 달리다가, 우리 어른들한테 달려와서 와락 안기는가를 돌아보면 좋겠어요. 어른들이 어른으로서 지을 꿈과 뜻과 길이란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요. 2017.6.16.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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