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 Children's Playing House
편해문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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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름다운 사진보다는 놀이

[내 사랑 1000권] 5. 편해문 《소꿉》



  아름다운 사진을 바라는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아름다운 사진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돌아본다면, 우리는 아름다움을 엉뚱하게 여기는 셈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얼마나 제대로 알까요? 남녀 사이에 살을 섞는 일은 사랑이 아닙니다. 흔히 꺼내는 말도 사랑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서로 따스하게 아끼거나 돌볼 줄 알면서 넓고 깊이 품으면서 착하고 참다우며 고이 흐르는 숨결일 적에 비로소 사랑이에요.


  아름다움이라 할 적에는 사랑스러운 기운이 깃들어야 합니다. 사랑스럽지 않고서야 아름다울 수 없어요. 착하거나 참답지 않을 적에도 아름답지 않아요. 다시 말하자면 그럴듯해 보이거나 멋들어져 보이는 모습은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잘 찍은 사진도 아름다움이 아니에요.


  어른이라는 몸으로 살아도 놀이를 사랑하는 편해문 아재는 아이들한테 언제나 ‘놀이 아재’가 되려 합니다. 놀이 선생님이 아닌 놀이 아재입니다. 놀이 교사나 놀이 지도사가 아닌 놀이 아재예요. 아이들이 노는 곁에서 함께 놀고, 아이들이 없어도 혼자 놀지요. 놀이가 베푸는 기쁨을 느끼고, 놀이를 나누면서 북돋우는 사랑을 헤아립니다.


  사진책 《소꿉》(고래가그랬어 펴냄)은 한국에서 자취를 감추려고 하는 아이들 놀이를 여러 이웃나라에서 만난 가슴 벅찬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입니다. 멋져 보이는 모습을 담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럴듯하게 꾸미지 않습니다. 노는 아이들 곁에서 함께 놀면서 수수하게 담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이 되려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스스로 우러나와서 함께 노는 사이에 한 장 두 장 그러모은 이야기꾸러미예요.


  사진가 아닌 놀이 아재 자리에 서기에 아이들 놀이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작가 아닌 놀이 아재로 어깨동무하기에 아이들 놀이판에 어우러지면서 이야기 한 자락을 사진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즐거운 웃음으로 기쁘게 춤추기에 아름다이 노래하는 사진이 모여 책 하나로 태어납니다. 2017.6.1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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