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몇 권



  책 몇 권을 가방에 챙깁니다. 집에서는 책상맡에 책을 놓고, 나들이를 다닐 적에는 가방에 책 몇 권을 챙깁니다. 길을 걷거나 버스를 타다가 책을 슬그머니 꺼내어 펼칩니다. 때로는 책을 고이 집어넣고서 공책을 폅니다. 공책에는 오늘 새롭게 떠오르는 생각을 짤막하게 적바림합니다. 이러다가 공책도 덮고 가방에 넣습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바라기를 합니다. 바람을 읽습니다. 저 하늘 너머에 어떤 별빛이 흐르는가를 헤아립니다. 한낮 새파란 하늘에서도 가만히 하늘바라기를 하면 낮달뿐 아니라 숱한 낮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바람을 느끼면서, 우리를 둘러싼 뭇별을 느낍니다. 숲에서 우리 곁에 찾아와 자그마한 책이 되어 준 나무를 그리다가, 저 먼 별누리에서 우리 곁으로 찾아와 자그마한 빛줄기가 되어 주는 별을 그립니다. 2017.6.1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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