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가 온 날 - 치히로 아트북 1,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책을 읽는 눈물

[내 사랑 1000권] 1. 이와사키 치히로 《작은 새가 온 날》



  그림책 《작은 새가 온 날》(프로메테우스 펴냄)을 두 손에 처음 쥐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느 책이든 제 두 손에 처음 쥐던 날을 잊지 못합니다만, 《작은 새가 온 날》은 마치 제 가슴에 작은 새가 살포시 내려앉아서 노래를 들려주네 하고 느꼈어요. 이 작은 새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이 저절로 볼을 타고 흘렀습니다. 더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가없이 맑게 눈물을 흘리도록 이끌었습니다. 이야기란 이렇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글이란 그림이란 이렇게 쓰고 그려서 책이란 이렇게 엮는구나 하고 배웠어요.


  작은 새는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하늘을 가로지른 뒤에 우리 곁에 찾아올까요. 작은 새는 어디에서 어떤 밥을 먹고서 하늘을 저리도 가볍게 가로지르면서 멋진 날갯짓을 우리한테 보여줄까요. 작은 새는 어떤 사랑을 받고 태어났기에 우리 둘레를 빙빙 날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노랫가락을 스스럼없이 들려줄까요.


  그림책 《작은 새가 온 날》을 아이들한테 꼭 물려주고 싶었어요. 이 책이 처음 한국말로 나올 무렵에는 아직 저한테 아이가 없었는데요, 이 그림책을 보고서 문득 생각했지요. 사람들이 서로 사랑을 하며 살림을 새로 지어 아이를 낳는 뜻을 알겠네 하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이한테 물려주면서 아이가 아름답게 자라기를 비는 꿈을 아이 가슴에 씨앗으로 심으면서 어버이로서 기쁨을 누리겠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땅을 가꾸는 바탕은 바로 사랑이라고 넌지시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다른 어느 것도 없어도 된다고, 작은 새를 볼 줄 알고, 작은 새를 맞이할 줄 알며, 작은 새랑 함께 뛰놀며 노래하면 된다고 하는 삶을 가만히 밝히는 그림책이에요.


  우리 삶자리에 새 한 마리가 있을 적하고 없을 적은 매우 다릅니다. 우리 삶자리에 새가 찾아들 수 있도록 마당을 건사하고 나무를 심어요. 우리 삶자리에 새도 찾아들고 나비도 찾아들 수 있도록 나무를 심을 뿐 아니라 텃밭하고 꽃밭도 가꾸어요. 우리가 스스로 사랑일 적에 삶이 사랑이 되어요. 우리가 스스로 평화일 적에 온누리에 평화가 흘러요. 2017.6.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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