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도 새롭게



  잔소리는 자질구레하게 하는 소리를 가리킵니다. 듣기 싫게 하는 말이라든지, 성가시게 자꾸 하는 말도 잔소리라고 할 만해요. 이 잔소리는 흔히 어버이가 아이한테 합니다. 아이가 어버이한테 잔소리를 하는 일은 드물어요. 수많은 아이는 수많은 어버이한테서 잔소리를 들으며 자랍니다. 아이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 새롭게 아이를 낳아 새롭게 잔소리를 늘어놓고요. 이 고리는 참으로 오랫동안 이어지는데요, 오늘 문득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하다가 생각합니다. ‘나부터 어릴 적에 잔소리를 듣기 몹시 싫어했으면서, 정작 오늘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한테,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 아이들한테 잔소리를 하는구나? 나는 왜 나부터 이 고리를 안 끊지?’ 누가 나한테 잔소리를 하더라도 나는 얼마든지 떨쳐내면 되어요. 누가 나를 괴롭히더라도 나는 얼마든지 이웃하고 사이좋게 평화를 나누면 되어요. 내가 어릴 적에 잔소리를 으레 듣고 자랐어도 오늘 나는 우리 아이들한테 새로운 마음이 되어 ‘사랑소리’를 들려줄 수 있어요. 우리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잔소리를 들으려고 태어난 목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 온누리 모든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한테서 ‘사랑소리’를 들으려고 태어난 목숨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소리를 들으며 웃음소리를 터뜨리고, 사랑소리가 가득한 곳에서 노랫소리를 터뜨리는 아이들입니다. 2017.5.31.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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