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5.29.


못도 사고 편지도 부치려고 읍내마실을 한다. 어제 평상을 짜다가 못이 모자라서 일손을 쉬었다. 사개를 짜서 맞추지 않고 못을 박을 적에는 못을 참으로 많이 써야 한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곰곰이 따져 보면, 평상이든 책상이든 못을 박으며 ‘더 빨리’ 일을 할 수 있지 않다. 사개를 짜는 일이 손이 더 가고 품이 더 들 듯하지만, 차근차근 맞물림을 헤아리면서 나무를 더 살가이 맞아들이는 길이 되지 싶다. 나는 맞물림도 차근차근 익힐 마음에, 못질도 함께 익혀 보려는 뜻으로 한동안 못질로 이것저것 짜려는 생각이다. 오늘은 두 아이 모두 집에서 놀겠다고 하는데, 읍내에 나오고 보니 여름이 코앞으로 닥친 햇볕이 대단하다. 참말로 불볕이다. 이 불볕길에 《지금 우리는 자연으로 간다》를 읽는다. 이 책을 쓰신 분은 여러모로 ‘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한테 자연이 왜 얼마나 가까이 있어야 하는가’를 들려주는데, 굳이 과학 연구 결과를 밝히지 않고, ‘둘레 사람들이 숲을 누리면서 얼마나 아름답게 거듭나는가’ 하는 대목을 더 북돋았으면 나았겠다고 느낀다. 과학 연구가 아니어도 숲을 숲으로 느끼고 누리면 좋으리라. ‘비타민 N’이라는 말이 재미있다.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