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5.25.
대전 서울을 거쳐 순천을 들러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 읽으려고 챙긴 책 가운데 하나는 《나의 유서 맨발의 겐》. 이 책은 한꺼번에 다 읽기 아쉬워서 야금야금 읽는다.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에서 다 읽었고, 서울서 순천으로 가는 기차에서 새삼스레 더 들추었다. 가슴에 꽁꽁 숨기려고 했던 생채기하고 아픔을 만화로 담아내고 또 담아낸 이야기가 따사롭게 흐른다. 생채기하고 아픔을 마치 부아를 터뜨리듯이 글로 적어내는데 이러한 글이 더없이 따사롭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바라는 생채기이고, 바보스러운 극우 일본이 아니라 슬기로운 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아픔이기에, 만화가 나카자와 케이지 님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남긴 이 책, 이 자그마한 자서전은 이녁 온사랑을 쏟아낸 선물이라고 할 만하다. 아픈 가슴을 사랑으로 적시려고 하는 눈물로 만화를 그린 손길이란 무엇인가 하고 되새긴다. 참 아름다운 책이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