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님 말씀, 사람글



  서울에 닿아 사진틀을 챙겨 순천으로 돌아가려고 택시를 두 차례 탄다. 먼저 망원역에서 한글전각갤러리로 가는 택시를 탄다. 가볍게 갈 만한 길이지 싶었으나 45분이 걸린다. 한글전각갤러리에서 사진틀을 들고 택시를 잡아 용산역으로 가는 데에도 이에 못지않게 걸린다. 몇 킬로미터 안 되지만 참으로 오래 걸린다. 이리하여 용산에서 순천으로 가는 기차표를 한 번 취소하고 새로 끊었다가, 또 취소하고 새로 끊는다. 시골에서 사는 동안 택시는 자가용 안 모는 우리 집에서는 대중교통이라고 여겼으나, 서울에 볼일을 보러 나와서 움직이는 동안에 택시는 참으로 오래도록 길이 막히면서 제때를 맞추기 어려운 탈거리가 된다. 택시가 제대로 못 가서가 아니다. 서울은 찻길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탓이다. 사람도 많지만 자동차가 지나치게 많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여느 사람들이 무겁거나 큰 짐이나 아이들하고 함께 택시를 때때로 대중교통으로 탈 텐데, 이때에 택시가 너무 느리게 가고야 만다. 택시를 택시답게 탈 수 있는 길흐름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오래도록 택시를 타면서 두 택시기사님 말씀을 재미나게 들었다. 한 분은 서울시 교통정책을 놓고서 시장도 새 대통령도 아무런 대책이나 정책이 없다는 말씀을 날카롭게 짚어내어 알려준다. 한 분은 돈을 보면 돈을 외려 못 벌지만, 사람을 보면 사람을 살가이 마주할 뿐 아니라 돈은 돈대로 잘 벌 수 있더라고 하는, 이제껏 살아오며 몸으로 깨달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택시에서 ‘사람책’을 읽었기에 ‘사람글’을 남겨 본다. 2017.5.25.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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