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책상 짜기



  낮 두 시부터 책상을 짭니다. 어떤 책상을 짤는지 며칠 동안 생각해 보았고, 아침에 틀이 섰어요. 아이들 밥을 차려 주고서 이십 분쯤 평상에 누워서 등허리를 펴고는 곧바로 톱을 들고 나무를 켭니다. 먼저 웃판을 단단히 짭니다. 나사못을 스무 개쯤 박습니다. 다음으로 책상다리를 켜서 나사못을 박습니다. 책상다리가 튼튼하도록 받침나무를 잘라서 나사못을 박지요. 속에 짧은 받침나무를 대고, 바깥으로 긴 받침나무를 대요. 이러고서 웃판을 한 겹 덧댑니다. 제법 묵직한 책상이 되는데 여기에서 끝이 아니에요. 모래종이로 삭삭 겉을 훑어서 부드럽게 하고는 곧바로 옻을 바릅니다. 두 아이가 곁에서 이모저모 거들었기에 네 시간 만에 책상 하나를 다 짜서 옻까지 발랐습니다. 평상도 책상도 하나를 하루에 뚝딱 하고 짤 수 있구나 싶어 스스로 놀랍니다. 앞으로 더 손쉽게 짤 테고, 아이들도 머잖아 저희 살림을 손수 짜내겠지요. 2017.5.2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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