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단 一旦
일단 그곳에 가 보자 → 먼저 그곳에 가 보자 / 무엇보다 그곳에 가 보자
일단 집부터 가라 → 먼저 집부터 가라 / 무엇보다 집부터 가라
일단 자리를 잠시 피하시오 → 자리를 살짝 뜨시오 / 한동안 자리를 벗어나시오
일단 생각해 보고 → 한번 생각해 보고 / 한동안 생각해 보고
일단 사회에 나가면 → 한번 사회에 나가면
‘일단(一旦)’은 “1. 우선 먼저 2. 우선 잠깐 3. 만일에 한번”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우선(于先)’은 “1. 어떤 일에 앞서서. ‘먼저’로 순화 2. 아쉬운 대로”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자말 ‘우선’은 ‘먼저’로 고쳐쓸 낱말이니, ‘일단’을 “우선 먼저”로 풀이하면 겹말풀이입니다. ‘일단’은 ‘먼저’나 ‘살짝’이나 ‘한동안’이나 ‘한번’으로 손질해 줍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일단’이 네 가지 더 나옵니다. 세 가지(一簞·一團·一端)는 쓸모가 없으니 한국말사전에서 털 노릇입니다. 한 가지(一段)는 셋째나 다섯째 뜻으로 쓰기는 하되, 첫째나 둘째 뜻으로는 안 씁니다. 넷째 뜻은 ‘토막 기사’로 손볼 만합니다. 셋째나 다섯째 뜻으로 쓰는 ‘일단(一段)’도 ‘한 단’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7.5.21.해.ㅅㄴㄹ
일단(一段) : 1. 한 계단 2. 문장, 이야기 따위의 한 토막 3. 자동차의 기어나 총의 방아쇠를 변화시킬 경우에 중립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단 4. [언론] = 일단 기사 5. [운동] 바둑, 검도, 유도 따위의 등급에서 맨 처음의 단
일단(一簞) : 대나무로 만든 그릇이나 도시락 한 개. 또는 거기에 담은 음식
일단(一團) : 1. 한 덩어리 2. 한 집단이나 무리
일단(一端) : 1. 한 끝 2. 사물의 한 부분
일단 대화를 나누면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지
→ 한번 얘기를 나누면 맞은편을 느긋하게 해 주지
→ 가만히 얘기를 나누면 짝꿍을 아늑하게 해 주지
《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소녀의 마음》(양철북,2004) 241쪽
하지만 일단 잠자리에 들면
→ 그렇지만 한번 잠자리에 들면
→ 그런데 문득 잠자리에 들면
《필리파 피어스/햇살과나무꾼 옮김-외딴 집 외딴 다락방에서》(논장,2005) 18쪽
일단 다들 물부터 마시렴
→ 먼저 다들 물부터 마시렴
→ 무엇보다 다들 물부터 마시렴
→ 자, 다들 물부터 마시렴
《로알드 달/햇살과나무꾼 옮김-멋진 여우 씨》(논장,2007) 67쪽
일단은 좋아하게 되는 게 우선
→ 먼저 좋아하게 되어야지
→ 무엇보다 좋아할 수 있어야지
→ 아무래도 먼저 좋아해야지
《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토성 맨션 1》(세미콜론,2008) 184쪽
일단 말로 표현되어야지만
→ 먼저 말로 나타내어야지만
→ 무엇보다 말로 드러내어야지만
《연규동-말한다는 것》(너머학교,2016) 64쪽
일단 그를 쫓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먼저 그를 쫓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한번 그를 쫓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로버트 헌터/맹슬기 옮김-새내기 유령》(에디시옹 장물랭,2016) 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