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서서 徐徐
서서하고 힘차고 → 천천하고 힘차고 / 느리고 힘차고
서서히 움직이다 → 천천히 움직이다 / 가만히 움직이다
서서히 다가오다 → 천천히 다가오다 / 조용히 다가오다
서서히 걷다 → 천천히 걷다 / 찬찬히 걷다
서서히 변화하는 → 천천히 바뀌는 / 차근차근 달라지는
‘서서(徐徐)하다’는 “= 천천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이 말풀이처럼 한국말 ‘천천하다·천천히’를 쓰면 됩니다. 이밖에 ‘찬찬하다·찬찬히’를 쓸 수 있고, ‘가만히’나 ‘조용히’나 ‘넌지시’나 ‘느리게’를 쓸 수 있어요. ‘조금씩’이나 ‘야금야금’이나 ‘차츰’이나 ‘시나브로’나 ‘어느덧’으로 손볼 수도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에는 한자말 ‘서서’를 여섯 가지 더 싣는데, 이 여섯 가지는 한국말사전이라는 자리에서는 털어낼 만하지 싶습니다. 2017.5.19.쇠.ㅅㄴㄹ
서서(西序) : [불교] 법당에서 서쪽에 있는 자리의 차례
서서(西署) : [역사] 조선 말기에서 대한 제국 때까지, 서울 안의 오서(五署) 가운데 서부(西部)를 관할하던 경무 관서
서서(瑞西) : [지명] ‘스위스’의 음역어
서서(筮書) : 복서(卜筮)를 의뢰받은 사람이 의뢰한 사람의 길흉을 적어 낸 문서
서서(署書) : [예술] 중국 진(秦)나라 때에 쓰던 팔체서의 하나
서서(誓書) : = 서약서
서서히, 조금씩
→ 천천히, 조금씩
→ 차근차근, 조금씩
《전수일-페놀소동》(작가마을,2008) 180쪽
오랜 세월 서서히 만들어진 눈부신 산호
→ 오랜 나날 천천히 태어난 눈부신 산호
→ 오랫동안 조금씩 이루어진 눈부신 산호
《미리엄 모스·에드리언 캐너웨이/강이경 옮김-여기는 산호초》(서돌,2008) 4쪽
이렇게 저렇게 대시해서 서서히 빼앗아 버렸지
→ 이렇게 저렇게 달려들어 천천히 빼앗아 버렸지
→ 이렇게 저렇게 달려들어 야금야금 빼앗아 버렸지
→ 이렇게 저렇게 달려들어 어느덧 빼앗아 버렸지
《아이자와 하루카/최윤정 옮김-리넨과 거즈 4》(학산문화사,2013) 5쪽
외부 세계로 서서히 퍼져 나간 것이었다
→ 바깥 세계로 천천히 퍼져 나갔다
→ 바깥으로 찬찬히 퍼져 나갔다
→ 다른 나라로 차츰 퍼져 나갔다
《토머스 R.마틴/이종인 옮김-고대 그리스사》(책과함께,2015) 37쪽
서서히 내려앉았다가
→ 천천히 내려앉았다가
→ 찬찬히 내려앉았다가
→ 가만히 내려앉았다가
→ 싸목싸목 내려앉았다가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66쪽
서서히 움직이더니, 가운데 둥근 거울 같은 게 나를 향했어요
→ 천천히 움직이더니, 가운데 둥근 거울 같은 게 나를 보았어요
→ 가만히 움직이더니, 가운데 둥근 거울 같은 게 나를 비췄어요
《로버트 헌터/맹슬기 옮김-새내기 유령》(에디시옹 장물랭,2016) 3쪽
경계로부터 서서히 움터 나와
→ 경계에서 천천히 움터 나와
→ 가장자리에서 찬찬히 움터 나와
→ 끝자락에서 조용히 움터 나와
《김명인-부끄러움의 깊이》(빨간소금,2017) 17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