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글쓰기



  톱질하느라 팔꿈치랑 팔뚝에 힘이 쪼옥 빠져서 연필을 쥐어 글을 쓰자니, 글씨 하나마다 힘줄이 결리는구나 싶다. 국민학교를 다니던 어린 날 학교에서 받은 엄청난 ‘깜지 숙제’를 하느라 팔이며 손이며 손가락이 저려서 더는 깜지를 채우지 못하던 적이 있다. 그때 뒤로 팔이 결려서 글을 못 쓴 적은 없지 싶은데, 낮에 일하고 밤에 글을 읽는다(쓴다)는 살림이란 어마어마한 힘을 쏟아야 하네. 원고지 석 장을 쓰고 연필을 놓으니 팔꿈치랑 팔뚝이 찌링찌링. 연필을 놓자마자 곧바로 곯아떨어지다. 2017.5.10.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