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5.6.


아침 일을 하고서 마당에서 쉰다. 숨을 돌리면서 만화책을 읽는다. 《은여우》 열셋째 권이 이태 만에 나왔다. 주인공 가시내가 어머니를 떠올리고 싶으나 네 살 무렵에 돌아가신 어머니 모습은 마음에 거의 남지 않는다. 둘레에서 어머니를 떠올리는 모습이 만화책에 흐르니 ‘만화를 보는 이’는 ‘주인공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환하게 되새기고, 오히려 ‘만화 주인공’은 이녁 어머니를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 두 사람, 주인공하고 주인공 어머니 사이에는 이승하고 저승이라는 자리로 갈렸고, 이승하고 저승 사이에서는 ‘님(신)’이라고 하는 여우가 둘을 잇는 구실을 한다. 《순백의 소리》 열다섯째 권을 읽는다. 젊은 샤미센 연주가 경연을 마무리짓는다. 세 사람이 저마다 어떤 삶으로 악기를 켜는가 하는 이야기를 끝내며 앞으로 이어질 새 노래가 무엇인가 하고 끈 한 줄을 살짝 내려놓는다. 누가 잘나지 않고 누가 못나지 않은 노래요, 저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느냐에 맞추어 소릿결이 달라진다고 하는 이야기를 잘 풀어놓았지 싶다. 우리 마음을 울리거나 건드리는 노랫소리란 무엇인가도 차근차근 보여준다. 오월바람이 싱그럽다. 오월 볕을 누리며 옥수수 씨앗을 더 심으려 한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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