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 2017.4.30.


포항 달팽이책방에서 장만한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을 읽는다. 포항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경주를 거쳐서 가며 제법 멀다. 고흥서 서울 가는 길보다는 가깝지만, 포항이 도시 가운데에서도 꽤 한쪽으로 치우친 고장이네 하고 느낀다.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을 쓴 목수정 님은 프랑스에서 살림을 꾸리며 ‘한국에서는 배우지도 느끼지도 못한 새로운 길’이란 무엇인가 하고 조곤조곤 이 책에 적는다. 프랑스에서 살며 새로운 아름다움을 배우거나 느끼지만, 막상 ‘한국에서 길든 버릇’이 그대로 나온다고 하는 삶을 수수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한 번 길든 몸짓은 마치 굴레처럼 털어내기 어렵구나. 이를테면 ‘아이가 학교에 늦을까 봐 허둥거리는’ 모습을 못 털어낸다. 프랑스에서 마주하고 배운 아름다운 삶을 고이 받아들이면서 더 즐거이 살림을 짓는다면, 목수정 님이 들려줄 이야기는 한결 눈부실 만하리라 느낀다. 그러나 이대로도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틀림없이 목수정 님은 날마다 하나하나 새롭게 배우면서 스스로 거듭나는 길일 테니까. 다음에 써서 선보일 책에서는 이 책보다 한 걸음 거듭난 이야기가 되겠지.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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