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50] 씨줄, 날줄



  위에서 아래로 긋는 세로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긋는 가로예요. 세로는 아래에서 위로 그을 수 있고, 가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을 수 있어요. 가로랑 세로를 겹치면 그물꼴이 되어요. 바둑판 무늬라고도 할 만하지요. 우리는 지구를 크게 헤아리면서 금을 그어 보기도 해요. 땅바닥에 긋는 금은 아니고, 지구 생김새를 종이에 옮긴 그림에 금을 그어 본답니다. 이때 세로로 긋는 금은 ‘날줄(날금)’이라고 해요. 가로로 긋는 금은 ‘씨줄(씨금)’이라 하지요. “씨줄 날줄”은 “가로 세로”처럼 그물눈이나 바둑판 무늬를 이루어요. 오늘날에는 옷을 손수 지어서 입는 사람이 드문데, 지난날에는 누구나 손수 천을 짜고는 이 천을 다시 손수 기워서 옷을 얻었지요. 베틀에 실을 얹어서 천을 짠다든지 그물을 엮을 적에 씨실을 놓고 날실을 얹으면서 가로랑 세로가 촘촘히 맞물리도록 했어요. 그래서 베짜기를 솜씨 있게 하는 모습을 두고 ‘짜임새’를 이야기하지요.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적에 짜임새가 있도록 잘 살피라고 하잖아요? 실을 가로랑 세로로 찬찬히 엮듯이, 씨실하고 날실을 곰곰이 짜듯이, 베짜기를 오롯이 하듯이, 우리 생각도 짜임새가 있을 적에 튼튼하고 아름다워요. 2017.4.1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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