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48] 아귀
‘아귀’라고 하면 물고기를 좋아하는 동무는 바닷물고기를 떠올릴 수 있어요. ‘아귀’라는 말을 듣고서 곧장 손을 바라보는 동무가 있고요. 물건을 손아귀에 쥐어요. 손아귀로 쥐는 힘이 세면 ‘아귀힘’이 세다고 해요. 손으로 쥐거나 잡는 힘이 센 사람은 ‘아귀세다’고도 하는데, 이런 사람은 스스로 씩씩하게 설 줄 알기에 다른 사람한테 안 휘둘린다지요. 그야말로 다부지거나 야무진 사람이라면 매우 아귀세다는 뜻으로 ‘아귀차다’고 해요. 아귀세거나 아귀찬 사람은 손힘만 세지 않아요. 무엇보다 마음힘이 세지요. 마음을 슬기롭게 다스릴 줄 알고, 이웃을 아낄 줄 알 적에 비로소 아귀세거나 아귀찬 몸짓을 선보입니다. 이 아귀는 서로 잘 맞을 적에 아름답습니다. 물건을 쥐거나 잡는 손뿐 아니라 우리가 펼치려거나 들려주려는 말에서도 “아귀가 맞을” 적에 기쁘게 들을 만해요. 글을 쓸 적에 “아귀가 맞도록” 쓴다면, ‘글아귀’를 살뜰히 맞춘다면, 매우 훌륭해서 이 글을 읽는 모두한테 기쁨을 베풀 만하리라 생각해요. 2017.4.1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