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나는 아이들 얼굴을 보고, 아이들은 내 얼굴을 봅니다. 우리는 서로 하루 내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다만 여기에서 그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내 마음은 얼굴을 넘어서 마음으로, 그러니까 겉모습이 아닌 넋하고 얼을 언제나 읽고 나눌 수 있는 살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기에 얼굴을 늘 보더라도 얼굴에 머물고 싶지 않고, 어쩌다가 혼자 바깥일을 보러 하루나 이틀쯤 집을 비울 적에도 마음으로 서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눈을 가만히 보면, 얼굴을 비롯해서 코랑 눈이랑 귀랑 볼이랑 이마랑 가만히 바라보면, 이 겉살에 스미거나 겉살에는 드러나지 않는 마음을 가만히, 고즈넉하도록 가만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어버이로 사는 기쁨이라면, 우리 아이들 숨결을 읽으면서 내가 어릴 적에 우리 어버이는 나한테서 어떤 숨결을 읽었을까 하고 그릴 수 있다는 대목이리라 하고 생각합니ㅏㄷ. 2017.4.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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