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4.6.
비가 내리는 사월. 조용히 집에 머물면서 《네, 호빵맨입니다》를 읽는다. 만화영화로 널리 알려진 그 호빵맨을 그린 분은 할아버지였다고 한다. 어린 날에도 젊은 날에도 만화가로 일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만화길을 뚫지 못했다는데, 만화가 아닌 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는데, 예순이 지나고 일흔으로 접어들며 비로소 ‘호빵맨 만화’를 그릴 수 있었고, 아흔이 가까울 무렵 ‘호빵맨 박물관’을 ‘호빵맨 만화를 그려서 얻은 돈’으로 손수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녁이 태어난 작고 조용한 시골에 오직 이녁 돈으로만 ‘호빵맨 박물관’을 지어서 그 시골마을을 북적이게 했단다. 예순 일흔이라는 나이에 비로소 ‘만화가’ 이름을 얻고 아흔 언저리라는 나이에 ‘만화 박물관’을 손수 지을 수 있는 힘이란 스스로 즐겁게 꾸준히 꿈을 바라보면서 걷는 길에서 시나브로 피어난다고 한다. 아름다운 마음을 읽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를 다시 읽었다. 1979년에 청년사에서 나온 묵은 책을 꺼내어 가만가만 되새겼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