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엄마야!
나은희.강우근 지음 / 한권의책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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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24


조용한 집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며 놀던 아이는
― 똑똑똑! 엄마야!
 나은희 글
 강우근 그림
 한권의책 펴냄, 2017.1.5. 10500원


  아이들 놀이를 가만히 지켜보면 모두 연극이로구나 싶습니다. 한 아이가 혼자 놀든, 두 아이가 함께 놀든, 여러 아이가 뒤섞여 놀든, 아이들은 저마다 한 가지 몫을 맡아서 연극을 해요.

  때로는 한 아이가 여러 몫을 맡습니다. 장난감 자동차를 손에 쥐든, 종이인형이나 털인형을 손에 쥐든, 아무것을 안 쥐든 아이들은 스스로 이야기를 짓습니다. 소꿉놀이를 할 적에도 저마다 한 가지 몫을 맡습니다만, 소꿉놀이가 아닌 다른 놀이에서도 이런 몫을 맡아 보거나 저런 몫을 맡아 보면서 해가 넘어가는 줄 몰라요.


“똑똑똑! 엄마야, 엄마!”


  그림책 《똑똑똑! 엄마야!》(한권의책,2017)을 읽으면서 아이들 연극놀이를 새삼스레 떠올립니다. 나은희 님이 글을 쓰고 강우근 님이 그림을 빚은 이 그림책은 아이가 혼자서 집을 보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마실 나간 어머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혼자 집을 지키는데요, 이때에 ‘혼자 여러 몫을 맡는’ 연극놀이를 하지요.

  먼저 “똑똑똑! 엄마야, 엄마!” 하고 아이가 스스로 말해요. 이다음에는 아이가 또 다른 몫을 말하면서 아이 나름대로 ‘누가 우리 집에 들어오는가’ 하고 스스로 꾸미면서 스스로 말을 합니다.


“꼬불꼬불 머리! 우리 엄마 아니야, 아냐!”
“뾰족뾰족 이빨! 우리 엄마 아니야, 아냐!”


  어머니 없는 조용한 집에서 아이가 혼자 짓는 놀이는 차츰 무르익습니다. 아이는 꼬불꼬불한 머리를 그리고, 뾰족뾰족한 이빨을 그립니다. 차츰 무서운 것들이 엄마인 척하면서 우리 집에 찾아온다고 그리는 연극을 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무서운 듯하면서 무섭지 않아요. 모두 아이 마음속에서 태어난 놀이동무이거든요. 언뜻 보기에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듯하지만 가만히 보면 사랑스럽게 생겼습니다. 아이를 다치게 하려는 것들이 아니라, 아이가 심심하지 않도록 살그마니 찾아들어 달래며 함께 놀려는 이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혼자서 어머니도 되고 아버지도 되고 ‘바로 나’도 되면서 연극놀이를 하기도 해요. 어머니하고 아버지 곁에서 지켜본 모습을 고스란히 따라하기도 하지만, 아이가 새롭게 바라는 모습으로 연극놀이를 하곤 합니다. 어제까지는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았더라도, 오늘부터는 안 아쉬운 모습을, 그러니까 즐거우면서 새로운 모습이 찾아들기를 바라면서 연극놀이를 해요.

  어느 모로 본다면, 아이 나름대로 살림을 짓는 몸짓인 연극놀이일 수 있어요. 아이 나름대로 꿈을 짓고 사랑을 지으려는 연극놀이라고도 할 만해요. 씩씩하게 홀로서고, 의젓하게 홀로 기운을 차리도록 북돋우는 연극놀이가 되기도 하고요.


“똑똑똑!”


  그림책 《똑똑똑! 엄마야!》 마지막에는 아이 연극놀이 몸짓이 아닌, 참말 문을 두드리는 “똑똑똑!” 소리가 납니다. 자, 누구일까요? 누가 아이 혼자 있는 집에 찾아와 문을 두드릴까요? “엄마야, 엄마!” 하고 말하지 않는 이 똑똑똑 소리는, 누구인지 안 밝히는 이 똑똑똑 소리는, 아이가 한창 연극놀이에 빠져들던 조용한 집에 찾아온 이 똑똑똑 소리는, 참으로 누가 낸 소리일까요?

  우체국 일꾼일까요. 이웃집 할머니일까요. 마을 동무일까요. 새가 날아와서 문을 두들긴 소리일까요. 하늘에서 선녀님이라도 내려왔을까요. 길고양이가 슬쩍 문을 쳤을까요. 바람을 타고 날아온 나뭇잎이 낸 소리일까요. 아니면? 아니면 누구인가 문을 두들긴 소리일까요. 어머니가? 아버지가? 궁금하다면 얼른 책을 펼쳐 보셔요. 2017.4.6.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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