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3.31.
마을책방을 시골에서 나들이하는 이야기를 ㅅ출판사에서 내기로 한다. ㅅ출판사에서 계약서를 보내 주어서, 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다시 보내려고 읍내 우체국에 가는 길이다. 작은아이만 함께 가겠노라 해서 둘이 오붓하게 군내버스를 탄다. 함께 노래를 듣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다가 《티모시의 유산》이라는 어린이문학을 읽기로 한다. 퍽 묵은 작품이라는데 꽤 재미있다. 전쟁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열두 살 아이는 전쟁놀이라든지 잠수함이나 군함 구경을 좋아한다. 이 아이는 1942년 유럽전쟁(세계대전) 때에 어머니하고 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가려는데 독일 잠수함이 쏜 어뢰에 배가 가라앉는 바람에 헤어진단다. 그 뒤에 낯선 흑인하고 둘이서 오랫동안 살아남아야 했다는데, 아직 인종차별이 드세던 무렵 백인 아이가 흑인 할아버지하고 바다에서 외딴섬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그린다. 그나저나 오늘 읍내에 나온 까닭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출판사로 보내려는 뜻이었는데, 아이들이 이모한테 부칠 편지만 우체국에서 우표를 사서 부친 뒤, 막상 내 편지는 깜빡 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깨달았다. 어쩜 이럴 수 있나 하고 생각하다가 그럴 만한 뜻이 있을 테제 하고 여긴다. 월요일에 다시 나오면 되겠지.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