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타의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남이 따라오지 못한다 /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
타의 모범이 되므로 → 남한테 모범이 되므로 / 좋은 보기가 되므로
‘타(他)’는 “남”을 뜻해요. 이 외마디 한자말은 으레 “타의 추종을 불허”나 “타의 모범” 꼴로 쓰입니다. ‘추종(追從)’은 “1. 남의 뒤를 따라서 좇음 2. 권력이나 권세를 가진 사람이나 자신이 믿는 학설을 크게 다른 생각이 없이 믿고 따름”을 뜻하고, ‘불허(不許)’는 “허락하지 아니함. 또는 허용하지 아니함”을 뜻해요. 곧 “타의 추종을 불허”는 “남이 따라오지 못하게 하다”를 가리키지요. 쫓아오지 못하게 한다거나, 뒤따르지 못할 만하다거나, 따라가지 못하겠구나 싶은 느낌을 나타내요. 남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잘하거나 앞서 나간다는 셈이에요. 이는 “참 잘하다”나 “참으로 대단하다”나 “무척 잘하다”나 “대단히 멋지다”나 “그야말로 훌륭하다”나 “남들은 따라할 수 없다”나 “저 사람만이 할 수 있다”나 “저 사람 아니면 못하다”나 “무르익은 솜씨이다”로 손볼 수 있어요. “타의 모범”은 “남한테 모범”이란 소리요, 이는 “좋은 보기”라는 이야기이고, “거울로 삼는다”고 할 만합니다. 2017.3.31.쇠.ㅅㄴㄹ
타의 모범으로 삼는 게 좋습니다
→ 모범으로 삼으면 좋습니다
→ 거울로 삼으면 좋습니다
→ 좋은 보기로 삼을 만합니다
→ 좋은 거울로 삼을 만합니다
《피터 싱어/김상우 옮김-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오월의봄,2013) 273쪽
천문학자들이 만든 달력은 타의 모범이 될 만큼 정확했기 때문에
→ 천문학자들이 만든 달력은 어디에나 모범이 될 만큼 정확했기 떄문에
→ 천문학자들이 만든 달력은 매우 뛰어날 만큼 꼼꼼했기 때문에
→ 천문학자들이 만든 달력은 무척 훌륭하도록 꼼꼼했기 때문에
《에릭 번스/박중서 옮김-신들의 연기, 담배》(책세상,2015) 13쪽
보르헤스로 말하자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서가이자
→ 보르헤스로 말하자면 누구도 좇지 못할 독서가이자
→ 보르헤스로 말하자면 아무도 따르지 못할 책사랑꾼이자
→ 보르헤스로 말하자면 함부로 넘보지 못할 책사랑꾼이자
《김이경-책 먹는 법》(유유,2015) 111쪽
정확하게 안다는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똑바로 안다는 쪽에서 아무도 못 따른다
→ 제대로 안다는 데에서 누구도 못 따른다
→ 올바로 안다는 쪽에서 가장 뛰어나다
→ 똑똑히 안다는 데에서 대단히 훌륭하다
《린디 웨스트/정혜윤 옮김-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세종서적,2017) 13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