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3.29.


곁님이 작은 조끼 하나를 떴다. 뜨개모임에서 받은 새 바늘로 뜬 멋진 조끼이다. 이 조끼를 곁님 동생한테 보내려고 한다. 이러면서 작은아이한테 작은 겨울 겉옷 한 벌을 함께 상자에 담는다. 우체국에 가야지. 작은아이는 곁님하고 나란히 앉는다. 큰아이는 나하고 나란히 앉는다. 네 사람은 저마다 다른 노래를 들으면서 군내버스를 달린다. 오늘 이 버스길에서는 《감의 빛깔들》을 읽기로 한다. 여러 나라에서 살며 여러 문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리타 테일러라는 분이 한국 숲과 사람을 글로 차근차근 풀어낸다. 다른 이야기도 상냥하고 구수한데, 천성산 지율 스님하고 얽힌 속이야기가 무척 그윽하다. 제주섬 김영갑 님하고 얽힌 뒷이야기는 더없이 생생하면서 애틋하다. 이런 일이 다 있었네 하고 놀란다. 책이름 ‘감빛’을 새삼스레 헤아려 본다. 감빛. 글쓴이가 바라본 한국은 감빛이로구나.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