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35. 10원



  이레쯤 되었던가, 큰아이가 읍내 우체국 마실을 하는 길에 10원을 주웠다. 우체국 걸상에 떨어진 10원이라고 한다. 곁님은 큰아이더러 이 쇠돈을 처음 주운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큰아이한테 이야기했다. 큰아이는 좀 시무룩한 낯빛이었다. ‘내가 주웠는데’ 하는 마음이 있구나 싶다. 곁님도 나도 큰아이한테 ‘왜 다른 곳에 있는 것을 줍거나 가져오면 안 되는가’를 이야기해 주었다. 얼핏 보면 10원 하나이지만, 책일 수도 지갑일 수도 있다. 다른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어떤 것이든 모두 같다. 10원이 길에 떨어졌기에 슬그머니 주워서 ‘내 것으로 가지려’ 한다면 10만 원도 10억 원도 그냥 내 것으로 가지려 하기 마련이다. 10원이든 10만 원이든 10억 원이든 그 자리에 있는 것은 그것을 흘린 사람이 도로 찾을 수 있도록 그대로 두어야 맞다. 거저 얻은 돈은 빨리 써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 한 까닭이 있겠지. 그러나 우리는 ‘거저 얻은 돈’을 가져야 하지 않으니, 우리가 가질 돈이란 ‘사랑으로 얻은 돈’이나 ‘마음으로 얻은 돈’이어야지 싶다. 2017.3.3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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