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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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168


‘귀엽다=예쁘다’이고 ‘예쁘다=귀엽다’라니요?
― 아홉 살 마음 사전
 박성우 글
 김효은 그림
 창비 펴냄, 2017.3.10. 11000원


  박성우 시인이 아홉 살 어린이한테 ‘마음을 나타내는 말’을 찬찬히 알려주고 싶은 뜻으로 《아홉 살 마음 사전》(창비,2017)을 써냅니다. 이 책은 모두 여든 가지 낱말을 놓고서 그림 한 점을 붙이고, 그림에 맞는 이야기를 가볍게 한두 줄 붙입니다. 이런 뒤 낱말뜻을 박성우 시인 나름대로 붙이고는, 이 낱말뜻을 한결 쉽고 부드러이 헤아려 볼 만한 이야기를 세 가지씩 더 붙입니다.

  ‘마음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엿볼 수 있듯이, 동시를 쓰는 어른이 어린이 마음결을 살피면서 엮은 사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걱정스럽다] 노래를 못하는데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할 때 드는 마음
[고맙다]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나도 빌려줄게.” 짝꿍이 지우개를 빌려줄 때 드는 마음
[궁금하다] 아빠가 싼 여행 가방을 열어 보고 싶은 마음
[사랑하다] 동생에게 내 목도리를 벗어 둘러 주는 마음. “괜찮아. 형은 별로 안 추워.”


  여느 사전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야기를 그림하고 잘 맞물려 놓은 《아홉 살 마음 사전》이지 싶어요. 아마 아홉 살 어린이는 이 책에 깃든 그림만 보면서도 ‘마음말(마음을 밝히는 말)’을 환하게 알아채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때에 어느 낱말을 쓰면 좋을는지 이끌어 주고,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겪는 여러 가지 일을 차근차근 보여주어요.


[서럽다] 언니가 말하는 것은 다 사 주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하나도 사 주지 않아
[조마조마하다] 오빠가 풍선을 크게 불었어. “그만 불어. 터질 것 같아서 못 보겠어.”
[좋다] 아빠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듣다 보면 스르륵 잠이 잘 와
[찡하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이틀 만에 찾았어


  잠자리에서 아버지가 아이한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 ‘좋다’고 하는 모습이라든지, 풍선을 불면 터질 듯해 ‘조마조마하다’고 하는 모습이라든지, 잃은 줄 알던 강아지를 이틀 만에 찾아 ‘찡하다’고 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애틋합니다.

  그런데 이 《아홉 살 마음 사전》은 그림으로만 이쁘장하게 보여주는 ‘마음말 사전’이지 않아요. 그림을 시원시원 집어넣고 말을 줄이면서 한결 돋보이는 엮음새입니다만, 바로 ‘말’을 다루는 ‘사전’이기 때문에, 말을 제대로 밝히고 엮어내어야 비로소 제값을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여든 가지 낱말을 가볍게 다룬 자그마한 사전인데, 이 작은 사전은 매우 안타깝게도 숱한 올림말이 서로 겹치거나 엉키는 ‘돌림풀이·겹말풀이’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낱말 하나를 그냥 따로 보려고 하더라도 뭔가 아리송한 대목이 자꾸 불거져요. 낱말을 놓고 세 가지씩 붙이는 보기글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무엇보다 낱말풀이가 뒤죽박죽입니다. 가장 뒤죽박죽인 대목은 ‘고맙다·기쁘다·좋다·반갑다’ 같은 낱말 꾸러미입니다.


[고맙다] 남이 친절하게 대해 주거나 도움을 주어서 흐뭇하고 즐겁다
[기쁘다] 바라는 일이 이루어져 기분이 좋고 즐겁다
[신나다] 재미있고 즐거운 기분이 들다
[유쾌하다] 즐겁고 상쾌하다
[좋다] 즐겁고 유쾌하다
[즐겁다]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
[통쾌하다]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즐겁고 유쾌하다
[행복하다]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다
[흐뭇하다] 마음에 들어 기분이 좋다
[반갑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거나 바라던 일을 이루어 즐겁고 기쁘다


  ‘고맙다’를 “흐뭇하고 즐겁다”로 풀이하는데, ‘흐뭇하다 = 기분이 좋다’요, ‘즐겁다 =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로 풀이합니다. 서로 엉키는 돌림풀이가 되면서 겹말풀이입니다. 여기에 ‘기쁘다’를 “좋고 즐겁다”로 풀이하면서 또 엉키지요. ‘신나다’도 ‘재미’하고 ‘즐거운’으로 풀이하니, 이 대목에서도 엉키고요. ‘행복하다’는 ‘기쁘다’에 ‘즐겁다’에 ‘만족’으로 풀이하는데, 이 느낌은 무엇이라고 해야 알맞을까요? ‘반갑다’도 “즐겁고 기쁘다”로 풀이하고 나면, 아홉 살 어린이가 정작 이 여러 가지 느낌을 제대로 가늠하기란 너무 어려우리라 봅니다.

  그리고 ‘유쾌·통쾌’ 같은 한자말을 보면, ‘유쾌하다 = 즐겁고 상쾌하다’인데, ‘통쾌하다 = 즐겁고 유쾌하다’로 풀이해서 서로 얽혀요. 이런 대목에서도 말풀이가 영 어수선합니다.


[걱정스럽다] 걱정이 되어 편하지 않다
[두렵다]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며 걱정이 되어 불안하다
[무섭다] 걱정하는 일이 벌어질까 봐 불안하다
[불안하다] 걱정이 되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


  다음으로 ‘걱정’하고 얽힌 낱말 꾸러미를 봅니다. ‘걱정스럽다’를 “걱정이 되어”로 풀이한다면, 정작 ‘걱정’이 무엇인지 모를 수밖에 없어요. ‘걱정’이라는 바탕말을 먼저 풀이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렵다’를 풀이하면서 ‘무섭다’하고 ‘불안하다’라는 낱말을 쓰는데, ‘무섭다’는 ‘걱정·불안’ 두 낱말로 풀이하고, 다시 ‘불안’은 ‘걱정’이라는 낱말을 써서 풀이해요.

  이 대목에서는 여러모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라는 말마디를 엿볼 수 있습니다. “편하지 않다”가 어떤 느낌인가를 먼저 더욱 쉽게 풀어내어야 아홉 살 어린이가 이 마음말을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조마조마하다] 앞으로 닥칠 일이 걱정되어 마음이 놓이지 않다
[초조하다] 애가 타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조마조마·초조’에서는 ‘초조’를 ‘조마조마’로 풀이해요. ‘조마조마’는 ‘걱정 + 마음이 놓이지 않다’로 풀이하지요. 또 ‘걱정’이 나옵니다. 다만 이 대목에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다”라는 말마디가 나오기에, 앞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가 바로 ‘(마음이) 놓이지 않다’하고 맞물리네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미안하다] 마음이 편하지 않고 부끄럽다
[부끄럽다] 잘못을 저질러서 창피하거나 용기가 없어 수줍다
[창피하다] 떳떳하지 못한 일로 몹시 부끄럽다


  ‘미안하다’는 ‘부끄럽다’로 풀이하고, ‘부끄럽다’는 ‘창피하다 + 수줍다’로 풀이하며, ‘창피하다’는 ‘부끄럽다’로 풀이합니다. 《아홉 살 마음 사전》에서는 ‘수줍다’를 안 다룹니다만, 이 세 낱말은 서로 얽히는 돌림풀이입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다가 이렇게 돌고 도는 모습을 보면 그만 머리가 빙빙 돌겠네 싶어요.


[그립다]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다
[보고 싶다] 그리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립다’를 ‘보고 싶다’로 풀이하면서 ‘보고 싶다’를 ‘그리워하다(그립다)’로 풀이하면 두 말은 뭐가 어떻게 다르다는 소리가 될까요? 굳이 ‘보고 싶다’를 따로 올림말로 안 다루어도 되지 싶어요. ‘그립다’ 하나로 뭉뚱그리면 되겠지요.


[불쌍하다] 남의 처지가 딱해서 가슴 아프다
[안쓰럽다] 가엾고 불쌍하다


  ‘불쌍하다·딱하다·가엾다·안쓰럽다’는 모두 다른 낱말입니다. 생김새도 다르고 뜻이나 결도 저마다 달라요. 이 책에서는 이 네 낱말 가운데 ‘불쌍하다·안쓰럽다’를 올림말로 삼는데, 두 낱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또렷하게 헤아리기에는 말풀이가 매우 엉성합니다.


[나쁘다] 마음이나 기분이 좋지 않다
[불쾌하다] 못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않다


  ‘나쁘다’나 ‘불쾌하다’는 뜻이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쾌하다’는 ‘나쁘다’에 뭉뚱그리는 쪽이 나으리라 느낍니다. 안 써도 되겠지요. 이런 한자말은 어른들이 흔히 쓸 뿐이니까요. 그런데 ‘불쾌하다’를 풀이하며 ‘못마땅하다’라는 낱말을 넣어요. 아홉 살 어린이가 이 ‘못마땅하다’를 얼마나 어림할 만할까요? 한국말사전에서 ‘못마땅하다’를 찾아보면 “마음에 들지 않아 좋지 않다”로 풀이합니다.


[산뜻하다] 기분이나 느낌이 깨끗하고 시원스럽다
[상쾌하다] 기분이 시원하고 산뜻하다


  ‘산뜻하다·상쾌하다’에서는 ‘상쾌하다’를 ‘산뜻하다’로 풀이합니다. 이 책에서는 ‘시원하다(시원스럽다)’를 안 다루기에 더 깊이 살필 수 없는데요, ‘상쾌하다’를 ‘산뜻하다’ 자리에서 뭉뚱그려 주면 좋으리라 봅니다.


[쓸쓸하다] 외롭고 슬프다
[외롭다] 혼자 있거나 기댈 곳이 없어 허전하고 쓸쓸하다


  ‘쓸쓸하다’를 ‘외롭다’로 풀이하다가, ‘외롭다’를 ‘쓸쓸하다’로 풀이하면 어찌해야 좋을까요.


[귀엽다] 하는 짓이나 생김새가 예쁘고 사랑스럽다
[예쁘다] 생김새나 하는 행동이 귀엽고 아름다워 보기에 좋다


  ‘귀엽다’를 ‘예쁘다’로 풀이하고, ‘예쁘다’를 ‘귀엽다’로 풀이합니다. 이 대목에서도 뜻풀이가 빙글빙글 돕니다. 아이도 어른도 매우 흔히 쓰는 두 낱말입니다. 뜻풀이가 이렇게 얽히거나 겹친다면 이 낱말을 제대로 쓰기는 참 힘들겠구나 싶어요.


[감격스럽다] 뿌듯하거나 기뻐서 가슴이 뭉클해지다
[찡하다] 눈물이 나올 만큼 가슴이 뭉클하다


  ‘감격스럽다·찡하다’에서는 ‘뭉클하다’로 풀이하는데, 정작 이 책에서는 ‘뭉클하다’를 다루지 않습니다. 아홉 살 어린이로서는 ‘뭉클하다’ 뜻풀이가 없이 두 낱말을 알아차리기에는 퍽 어려울 듯합니다.


[허무하다] 아무 의미나 보람이 없이 허전하고 쓸쓸하다
[허전하다] 마음이 텅 빈 것처럼 서운한 느낌이 있다


  ‘허무하다’를 ‘허전하다’로 풀이해야 할까요? 그럴 수도 있을 테지만, ‘허무하다’ 같은 낱말은 아홉 살 어린이하고는 좀 안 맞는 낱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낱말을 다루려 한다면, 뜻풀이가 얽히지 않도록 손질해 주어야지 싶습니다.


[설레다] 마음이 들떠서 두근거리다
[철렁하다] 크게 놀라 가슴이 설레다


  ‘설레다·두근거리다’는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낱말입니다. ‘두근거리다’가 어떤 마음인가를 다루든지 말풀이를 고쳐야지 싶어요. 그리고 ‘철렁하다’를 풀이하면서 ‘설레다’라는 낱말을 쓰면 또 엉켜 버립니다.


[괴롭다] 아프고 힘들다
[따분하다] 재미가 없어 지루하고 심심하다
[부담스럽다] 어떤 일이 짐처럼 느껴지다
[자랑스럽다] 남에게 드러내어 뽐낼 만한 데가 있다
[화나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기분이 나빠서 몹시 성이 나다


  마지막으로 이 다섯 낱말은 뜻풀이만으로는 헤아리기 힘들겠다고 봅니다. ‘괴롭다 = 아프고 힘들다’라면 ‘아프다’하고 ‘괴롭다’는 어느 대목에서 다를까요? ‘따분하다’가 ‘지루하다 + 심심하다’라면 ‘지루하다·심심하다’는 또 무엇일까요? ‘부담스럽다’라는 한자말을 ‘짐’처럼 느끼는 모습으로 풀이한다면, 굳이 ‘부담스럽다’를 쓰기보다는 ‘짐스럽다’를 써도 될 만하겠지요. ‘자랑스럽다’를 ‘뽐내다’로 풀이하지만 ‘자랑스럽다·뽐내다’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낱말입니다. 서로 다른 결을 밝혀 주어야 합니다. ‘화나다’를 ‘성나다’로 풀이하는데, ‘화·성’은 무엇이 다를까요?

  《아홉 살 마음 사전》이라는 작은 어린이 사전을 놓고서 이래저래 아쉬운 대목을 많이 따져 보았습니다. 상냥하고 살가운 그림이 보기 좋은 책이요, 쉽고 푸근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려고 하는 얼거리가 반가운 책입니다. 그런데 그림이나 얼거리가 좋더라도, ‘말을 다루는 책’인 사전인 터라, 무엇보다 말을 슬기롭고 알맞으면서 똑똑히 가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든 가지 낱말을 다룬 조그마한 어린이 사전인데, 막상 이 여든 가지 가운데 거의 모든 낱말이 서로 얽히거나 겹치거나 빙글빙글 뜻풀이가 돌고 도는 얼거리라 한다면, 사전으로서 제구실을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부디 글쓴이하고 엮은이 모두 다시금 머리를 맞대고 슬기를 가다듬어서 어린이 눈높이와 살림살이에 걸맞게 튼튼하고 알찬 이야기를 새롭게 꾸며 주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이대로는 좀 많이 아닙니다. 2017.3.29.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책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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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2017-03-29 10:39   좋아요 2 | URL
숲노래님. 안녕하세요. <아홉 살 마음 사전>을 쓴 박성우라고 합니다. 먼저, 깊은 관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리고요. 예쁘다?! 귀엽다?! 뭔가 잘못되었나 싶어 국어사전을 펼쳐보기도 하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다시 검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수십 번 망설이다가 정보를 공유하는 게 좋겠다 싶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검색 결과를 올립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고요. -박성우 올림.

‘예쁘다’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1건)

예쁘다[예ː--] 〔예뻐[예ː-], 예쁘니[예ː--]〕
「형용사」
「1」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이쁘다「1」.
「2」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이쁘다「2」.

‘귀엽다’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1건)
귀엽다[귀ː-따] 〔귀여워[귀ː--], 귀여우니[귀ː---]〕
「형용사」
【…이】
예쁘고 곱거나 또는 애교가 있어서 사랑스럽다.

숲노래 2017-03-29 12:25   좋아요 0 | URL
느낌글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성우 시인님이 써 주신 책을 읽으면서, 말풀이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그대로 따르거나 조금 손질했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런데 국립국어원 사전은 잘못된 말풀이를 비롯해서, 겹말풀이와 돌림풀이가 수두룩합니다.

그러한 사항은 제가 퍽 오랫동안 제 누리집에서 찬찬히 짚어서 다루었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놓고 올 2017년에 [겹말 바로쓰기 사전]을 내면서 매우 낱낱이 보여주는 책이 나옵니다.

아무튼, 박성우 시인님이 이 이쁘장한 책을 써내 주실 적에는, 국립국어원 잘못된 말풀이를 그대로 옮기는 결보다는 잘못된 돌림풀이나 겹말풀이를 모두 털어내고 새롭게 뜻풀이를 밝혀 주셔야지 싶어요.

국립국어원 사전에서 풀이말을 옮겨다 썼기에, 우리가 아이들한테 아무 말이나 잘못된 채 보여줄 수는 없으리라 생각해요. 이 대목에서 박성우 시인님은 어떻게 생각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늘날 한국에서 글을 쓰거나 문학을 하는 우리가 국립국어원 사전이 올바르게 바로잡히도록 마음을 기울이고 애써야지 싶어요.

이러저러한 까닭으로 저는 지난 2016년 6월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내놓았어요. 곧 5쇄를 찍을 텐데, 5쇄에서도 이모저모 조금씩 손질하는 말풀이가 있어요. 1쇄를 낼 적까지 새로 붙이고 가다듬은 말풀이를 적었는데, 새로운 판이 나와서 다시 살필 적마다 더 손질하며 가다듬을 말풀이가 보이더군요.

기존 국어사전은 한 번 편집이 된 뒤에 말풀이를 되살피는 일이 거의 없어요. 이러다 보니 겹말풀이나 돌림풀이나 잘못된 풀이가 바로잡히는 일을 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에 나온 잘못된 말풀이를 저한테 보여주셔 보았자, <아홉 살 마음 사전>을 읽을 어린이 독자와 어른 독자한테는 아무 도움이 안 되리라 생각해요.

안타까운 말씀이지만, <아홉 살 마음 사전>은 전면개정판을 내셔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성우 2017-03-29 13:30   좋아요 2 | URL
아, 넵. 안타까운 말씀 잘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훌륭하게 내신 사전을 따르지 않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따르며 예시 글을 쓴 제 잘 못인 것 같습니다. 챙겨주신 마음에 깊이깊이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는 거룩하신 선생님의 위대한 말씀 잘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국어대사전을 통해 “아무 말이나 잘못된 채 보여”주는 국립국어원을 따끔하게 혼내줘야겠군요. 그럼, 좋은 봄날 되시고요.

숲노래 2017-03-29 13:57   좋아요 0 | URL

이 댓글로 무슨 이야기를 저한테 하시려는지 도무지 알 수 없군요.

왜 저한테 ‘훌륭하게‘라느니 ‘거룩하신‘이라든지 ‘위대한‘이라든지 이런 말을 쓰는지 영 알 수 없습니다.

박성우 시인님이 쓴 책을 읽을 어린이 독자하고 어른 독자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국립국어원을 ‘따끔하게 혼내야‘ 할 까닭이란 없습니다.

<아홉 살 마음 사전>은 박성우 시인님이 쓴 책이 아닌지요? 국립국어원 사전풀이를 그대로 따라서 책을 내지 않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