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3.27.


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지난 금요일에 우체국에 가려다가 못 갔기에 이틀을 기다렸다. 등기우편으로 보낼 글월이 하나 있다. ㅈ이라는 출판사에 보내는 출판계약서인데, 올 늦여름이나 가을에 ‘만화책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로 했다. 만화책 이야기를 참말 꼭 내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밑글은 다 썼다. ㅈ출판사에서 올해 봄하고 여름에 낼 책들이 다 나온 뒤에 늦여름부터 편집을 할 수 있다고 하기에, 5월 1일까지 밑글을 더 보태고 손질해 보려 한다. 그리고 ㅇ출판사로도 책을 몇 권 부친다. 얼마 앞서 ㅇ출판사 대표님하고 글월을 몇 번 주고받았다. 나로서는 ㅇ출판사 책을 북돋우려는 마음으로 느낌글을 써 보았는데, ㅇ출판사 대표님은 나더러 ㅇ출판사에 원고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너그러우며 고마운 마음을 받아, 어떤 글을 보내면 좋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ㅇ출판사로는 ‘사진·사진책 이야기’ 글을 갈무리해서 보내 보려 한다. 그리고 ‘책을 이야기하는 글’도 한번 보내려고 생각한다. 부디 즐겁게 받아서 살펴 주시기를 비는 마음이다. 읍내로 군내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는 《고양이의 서재》를 읽는다. 아직 다 못 읽었다. 읍내 우체국에 들른 뒤 가게로 가는 길에 《물고기는 알고 있다》를 읽어 본다. 오늘 두 아이는 함께 읍내마실을 안 하겠다고 해서 혼자 걷는다. 혼자 길을 거닐며 책을 읽는다. 오랜만이다. 홀가분하면서 재미있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앞서, 또 곁님을 만나기 앞서, 혼자 책방마실을 다니고 그저 책을 곁님 삼아 지낼 적에는 버스나 전철뿐 아니라 길을 걸을 적에도 늘 책을 읽었다. 큰아이가 열 살을 맞이한 올해에 이 재미난 ‘걸으며 책읽기’를 다시 하네. 집으로 돌아가는 군내버스에서 《물고기는 알고 있다》를 더 읽는다. 아무래도 과학 이론이나 증거로 ‘물고기가 얼마나 똑똑한가’를 실험해서 밝혀야 사람들이 믿을 테니, 이러한 실험 이야기가 많다. 140쪽에 나오는 “물고기가 우리를 주시할 때, 우리는 다른 존재의 의식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물고기의 의식세계에는 뭔가 신나는 게 있다”라는 대목이 좋다. 이 말을 아이들한테 들려줄 수 있도록 손질해 본다. ‘물고기가 우리를 바라볼 때, 우리는 다른 넋이 사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물고기 마음속에는 뭔가 신나는 게 있다’로.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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