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상기 想起
바닷가에서의 일이 상기되곤 했다 → 바닷가에서 있던 일이 떠오르곤 했다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상기되는 →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생각나는
무언가를 상기한 부친이 → 무언가를 떠올린 아버지가
얼굴을 상기하려고 했지만 → 얼굴을 생각하려고 했지만
‘상기(想起)’는 “1.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여 냄 2. = 회상(回想)”을 가리킨다고 해요. ‘회상’은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을 뜻합니다. 그러니 첫째 뜻이든 둘째 뜻이든 똑같아요. ‘돌이키다’나 ‘떠올리다’로 손보면 되고, ‘되새기다’나 ‘생각나다·생각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열 가지 한자말 ‘상기’가 나오는데, 이 낱말이 참으로 쓸모가 있는지 아리송합니다. 2017.3.20.달.ㅅㄴㄹ
상기(傷氣) : 남의 기분이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슬프게 함
상기(詳記) : 자세히 기록함
상기(爽氣) : 매우 상쾌한 기분
상기(祥氣) : 좋은 조짐이 도는 기운
상기(商機) : 상업상의 기회 또는 기밀
상기(相忌) : 서로 꺼림
상기(相器) : 재상이 될 만한 기량
상기(上記) : 글에서 위나 앞쪽에 어떤 내용을 적음
상기(喪期) : 상복을 입는 기간
상기(傷氣) : 남의 기분이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슬프게 함
곤충이 적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적대적 이미지
→ 벌레가 적인 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서 적으로 보는 마음
→ 벌레가 적인 줄 끊임없이 되뇌이게 해서 아로새기는 느낌
→ 벌레가 적이라고 끊임없이 떠오르게 하는 느낌
→ 벌레가 적이라고 끊임없이 되새겨 주는 느낌
《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민들레,2004) 32쪽
기자간담회 직후 따로 만난 조정래에게 과거의 발언을 상기시킨 뒤
→ 기자간담회가 끝나고서 따로 만난 조정래한테 예전에 한 말을 떠올리게 한 뒤
→ 기자간담회 뒤에 바로 따로 만난 조정래한테 지난번 말을 생각나게 한 뒤
→ 기자간담회 뒤에 따로 만난 조정래한테 지난날에 했던 말을 들춰 준 뒤
→ 기자간담회를 마치고서 따로 만난 조정래한테 저번에 한 말을 다시 이야기한 뒤
《이명원-말과 사람》(이매진,2008) 47쪽
거대한 바위와 통나무들을 옮기고 조림하는 작업은 인간 공동체가 야생의 과정과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다
→ 큰 바위와 통나무 들을 옮기고 숲을 가꾸는 일은 사람살이가 들살림과 깊게 이어진 줄을 되새겨 주었다
→ 큰 바위와 통나무 들을 옮기고 숲을 가꾸는 일은 사람살이가 들살림과 깊게 이어진 줄을 잘 비추어 주었다
《프리먼 하우스/천샘 옮김-북태평양의 은빛 영혼 연어를 찾아서》(돌베개,2009) 202쪽
자연의 계속되는 위협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 자연에서 이어지는 위협을 받으며 살아온 줄 되새긴다면
→ 자연에서 이어지는 위협을 느끼며 살아온 줄 떠올린다면
→ 자연에서 이어지는 위협을 받으며 살아온 줄 돌아본다면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91쪽
굳이 낸시가 다르다는 걸 상기시킬 필요는 없지
→ 굳이 낸시가 다른 줄 떠올릴 까닭은 없지
→ 굳이 낸시가 다르다고 되새겨 줘야 하지는 않지
→ 굳이 낸시가 다르다고 알려줘야 하지는 않지
《엘렌 심-고양이 낸시》(북폴리오,2015) 51쪽
뇌에게 그 상태를 상기시키고
→ 뇌가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 뇌가 그 모습을 되새기게 하고
→ 뇌한테 그 모습을 되새겨 주고
《조 디스펜자/추미란 옮김-당신이 플라시보다》(샨티,2016) 3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